SK, '사회적 가치' 측정 첫 발… "사업의 기준점 될 것"
최태원 회장 "사회적 가치 측정, 완벽치 않아도 시작 중요”
각 사 KPI에 사회적 가치 50% 반영…비즈니스 모델 혁신 기회로 삼는다
입력 : 2019-05-21 16:46:53 수정 : 2019-05-21 16:46:53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될 수 없다"며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마침내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을 도입했다.
 
측정된 금액은 각 회사별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동기부여가 되고, 신규 사업 모델의 기준으로도 활용될 방침이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매년 발표하고, 계열사별 경영 핵심평가지표(KPI)에도 50%를 반영하기로 했다.
 
SK그룹은 21일 SK이노베이션 등 16개 주요 관계사가 2018년 한 해 동안 창출한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공표 방식과 시점은 각 사별로 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 때 밝히거나 지속가능보고서에 기재하는 등 자율로 정하게 된다.
   
SK가 사회적 가치 측정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이유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공식화하기 위해서다. DBL 경영은 영업이익 등 기업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를 재무제표에 표기하 듯 같은 기간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화폐로 환산해 관리하는 것이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Social Value)위원장은 "SK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이유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 사회적 가치 측정 설명회'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 취지와 방식, 측정 결과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
 
경제간접·비즈니스·사회공헌 기여성과 등 3대 분야로 평가
 
SK그룹이 측정한 사회적 가치는 크게 3대 분야로 나뉜다. △고용·배당·납세 등 경제간접 기여성과(기업 활동을 통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가치) △환경·사회·거버넌스 등 비즈니스 사회성과(제품서비스 개발, 생산, 판매를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 △기부·자원봉사 등 사회공헌 사회성과(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창출한 가치) 등이다. 
  
이날 SK그룹 관계사 중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3곳은 먼저 지난해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공개해 총 12조3327억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다. 회사별로는 SK이노베이션 1조1610억원, SK텔레콤 1조6520억원, SK하이닉스 9조5197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특히 비즈니스 사회성과에서 손실 1조1884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생산공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량이 환경 항목의 측정값으로 환산됐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전치가 확산에 기여하는 전기차 배터리 비즈니스와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있는 고급 윤활기유 등으로 환경 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 측정 시스템 미완성 강조… 보완 작업 이어질 것
 
SK그룹은 다만 측정체계가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직 개선할 점이 적지 않아 지속적으로 미비점을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소비자 피해 관련 사건사고, 지배구조 개선 성과, 법규 위반 사항 등은 객관적인 측정 방법을 아직 개발하지 못한 상태다. 각 관계사는 자체 측정결과 공표 시 미반영 항목을 주석에 표기하고 추후 반영하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도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SK는 현재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일종의 재무제표 형태로 작성해서 공개하는 방안을 회계학자들과 공동 연구 중이다. 이항수 SK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부사장)은 "사회적 가치 측정은 DBL 경영을 동력으로 ‘New SK’를 만들기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이라며 "지도에 없는 길을 처음 가는 것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겠지만 결국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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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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