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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 물적분할 결사 반대 이유는
노조, 물적분할로 인한 노동조건 악화 우려
현중 "물적분할, 효율성 위한 경영적 선택"
2019-05-31 17:49:45 2019-05-31 17:49:45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머리에 붉은 띠를 동여맨 현대중공업 노조가 울산시 동구 소재 한마음회관으로 모이고 있습니다. 한마음회관은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장입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날 합의서에는 인수를 위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물적분할은 회사를 2개 이상으로 나누는 것을 말합니다. 물적분할로 현대중공업은 존속회사 한국조선해양과 신설회사 현대중공업으로 나눠집니다. 그리고 신설회사는 존속회사의 100% 자회사가 돼 지배를 받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조선해양은 연구개발(R&D)과 투자 사업을 맡고, 현대중공업은 생산 사업을 담당합니다. 
 
노조는 물적분할로 현대중공업이 신설회사가 되면서 그동안 쟁취한 임금과 노동조건이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형균 현대중공업 노조 정책기획실장 “현대중공업이 자회사가 되면 한국조선해양이라는 이름으로 현대중공업 본사 기능을 하는 기업이 생기게 됩니다. 현대중공업은 신설 사업체로 바뀌면서 그동안 있었던 각종 노동조건을 모두 새롭게 체결해야 합니다”>
 
또 신설회사인 현대중공업이 부채를 떠안으면서 최악의 경우 구조조정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인터뷰 : 김형균 현대중공원 노조 정책기획실장: “앞으로 협상 시 (부채로 인해) 현대중공업 사업이 어렵기 때문에 임금인상을 해주기 어렵다고 회사가 주장할 수 있습니다. 지난 구조조정 과정에서도 임금 20% 반납을 요구하거나 성과 배분을 할 돈이 없어 노동자들의 생존권에 막대한 영향이 있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에 나서는 이유는 인수를 추진하는 대우조선을 현금이 아니라 주식 교환 방식으로 매각하기 위해섭니다. 회사 측은 영업손실 상태에서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중간지주사 아래에 생산을 담당하는 조선소를 따로 두면 경영 자율성과 효율성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영상황에 따른 선택보다는 총수 일가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결국은 한국조선해양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한 후 고배당 정책을 통해 총수 일가가 배당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승계 작업으로 쓰는 것 아니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합병을 앞두고 노사 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노조는 31일까지 한마음회관을 점거해 주총이 열리지 못하도록 전력한다는 방침입니다. 
 
뉴스토마토 김지영입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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