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대비 한·영 FTA 정식 서명
수입제한조치 한-EU때보다 엄격…영국, 고속철 양허 검토 개시키로
입력 : 2019-08-22 19:00:00 수정 : 2019-08-22 19:00:00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한국과 영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정식 서명했다. 오는 10월 31일 영국이 유럽연합(EU)을 일방적으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한다 해도 양국은 기존과 동일한 비즈니스 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만약 영국이 EU와 탈퇴에 합의하는 딜 브렉시트가 상황이 벌어질 경우 이행기간인 2020년 말까지 한-EU FTA보다 높은 수준의 협정문 개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2일 영국 런던에서 엘리자베스 트러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과 한-영 FTA에 정식 서명했다. 이날 서명으로 양측은 지난 6월 10일 한-영 FTA의 원칙적 타결을 선언한 이후 협정문 법률 검토 등을 거쳐 협상 절차를 완료하게 됐다.
 
지난 6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리암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이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원칙적 타결 선언식에서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과 영국은 한-EU 수준의 FTA를 체결해 브렉시트 이후 양국 간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유지하는 데에 우선순위를 뒀다.
 
상품관세의 경우 한-EU FTA 양허를 동일하게 적용해 양국 간 모든 공산품의 관세 철폐를 유지하도록 했다.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 우리 주요 수출품을 현재와 같이 무관세로 영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한국은 대영국 수출시 공산품 100%, 농산물 98.2%가 무관세 적용을 받고 있다. 한-영 FTA 체결 없이 브렉시트가 진행될 경우 평균 4.73%의 관세가 부과된다.
 
농업 긴급수입제한조치(ASG)는 EU보다 엄격한 발동 기준을 적용했다. ASG는 국내 농업 보호를 위해 일정 물량 이상의 농산물 수입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제도로 쇠고기, 돼지고기, 사과, 설탕, 인삼 등 9개 품목이 ASG 적용을 받는다. 다만 국내 수요 대비 생산이 부족한 맥아·백주맥과 보조사료에 한해 일정물량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저율 관세할당(TRQ)을 제공하기로 했다.
 
원산지의 경우 양국 기업의 기존 생산·공급망 조정을 위한 소요시간을 감안, EU산 재료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을 3년 간 한시적으로 역내산으로 인정한다. 또 EU를 경유해도 직접 운송으로 인정해 우리 기업들이 EU 물류기지를 경유한 상품을 영국에 수출해도 한-영 FTA의 혜택을 받는다.
 
지적재산권에서는 EU에서 인정하던 지리적 표시를 그대로 인정해 영국의 주류 2개 품목과 우리측 농산물·주류 64개 품목을 계속 보호하기로 했다. 영국은 스카치위스키, 아이리시 위스키, 한국은 보성녹차, 순창전통고추장, 이천쌍, 고려홍삼 등이 해당된다.
 
양국은 한-영 FTA를 통해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해도 통상관계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EU 회원국 가운데 교역규모가 두 번째로 큰 영국과 거래하는 우리 기업들은 노딜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와 함께 양국은 한-EU보다 높은 수준의 협상도 열어뒀다.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해 FTA가 발효되면 2년 내 개선 협상을 개시하고, 딜 브렉시트로 영국의 EU 탈퇴 이행기간이 확보될 경우에도 협정 개선을 위한 협상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영국은 고속철의 정부조달 양허 검토를 개시하기로 했다. 고속철 분야가 양허될 경우 국내 고속철이 영국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우리 기업들이 브렉시트라는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교역과 투자활동을 펼쳐 나갈 수 있게 됐다"며 "양국이 앞으로도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교역을 통해 양국의 공동번영을 촉진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영 FTA가 브렉시트 시점 이전에 발효될 수 있도록 국회 동의 등 비준 절차를 신속하게 완료할 계획이다.
 
세종=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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