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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 컨테이너선 '울고' 벌크선·탱커 '웃고'
3분기 평균 BDI 2030, 전년동기대비 26.3% 상승
스크러버 개조 등 특수 사안 영향, 근본적 개선은 아닌 듯
수은 "미중 무역분쟁 해소돼야 수주개선 기대"
2019-11-04 15:36:04 2019-11-04 15:36:04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올해 3분기 해운업계에서는 벌크선과 탱커 시황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컨테이너선은 미·중 무역 분쟁의 직격탄을 맞았다. 다만 시황 개선은 내년 1월1일 시행하는 ‘IMO 2020’ 환경규제를 앞두고 스크러버 개조 등 특수한 공급 부족 요인에 의한 회복으로, 근본적인 업황 개선은 무역분쟁 해결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해운조선업 2019년 3분기 동향 및 2020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평균 건화물선 운임지수(BDI)는 2030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3% 상승했다. 조선업 호황기 물량으로 선복량 과잉이 형성됐던 2011년 이후 분기 평균치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분기 북반구 곡물시즌으로 성수기에 접어든 데다, 스크러버 개조공사 선박들에 의한 공급 감소 효과로 운임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추정이다.
 
자료/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보고서 중 발췌
 
다만 미중 무역분쟁 등 교역 악재 요인으로 전반적인 해운수요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스크러버 개조 같은 특수한 사안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해운시황의 근본적 개선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하지만 시황 개선을 견인한 스크러버 개조나 노후선 폐선이 내년 1월1일 시행하는 ‘IMO 2020’ 영향으로 본격화될 것인 만큼 개선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탱커 시장도 공급부족의 덕을 봤다. 3분기 공급 감소로 유조선과 제품운반선 모두 시황이 개선된 추세에 이어 내년에도 환경규제로 빠른 시황 개선이 기대된다. 유조선 시장은 3분기 중 사우디 테러 등 수요 악재 요인이 있었음에도 스크러버 개조에 더해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 등으로 공급부족효과가 있었다는 추정이다. 공급감소 외에도 ‘IMO 2020’ 효과로 저유황유 수요가 급증해 고도화설비가 잘 갖춰진 동아시아 등으로부터의 석유제품 수출이 촉진되고 원유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다른 어떤 선종시장보다 빠른 시황 개선이 점쳐진다. 
 
자료/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보고서 중 발췌
 
반면 컨테이너선 시장은 미중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받았다. 3분기 평균 차이나 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821.6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낮은 수준이다. 컨테이너 해운물동량 증가율은 3%에도 미치지 못했고, 시황개선에도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내년에도 무역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컨테이너 해운수요 증가율은 2%대에 그칠 전망이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대형선들이 대부분 10년 내에 건조된 선박이라 환경규제에 의한 폐선효과도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스크러버 개조를 위한 일시적 활동 중지 선박들과 연비·오염물질배출 저감 전략중 하나인 저속운항으로 공급 감소가 유발될 여지는 있다. 
 
해운업 시황 개선은 무역 분쟁 해소에 달렸다는 전망이다. 보고서는 “IMF의 세계 경제전망은 2020년 경제성장률, 교역성장률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미중 무역분쟁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불확실성이 존재해 높은 수주개선 기대는 어렵다”면서 견고한 개선세가 예상되는 탱커 외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경우 “교역시장에서의 불확실성 감소가 이뤄지고 IMF의 교역증가율 전망이 실현될 경우 큰 폭의 개선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업계 한 관계자는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부진은 느껴지지만, 얼마 만큼의 영향을 미쳤는지 수치화하기 어렵고 실제로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도 즉각 얼마만큼의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는 취지로 업황을 진단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해운업 동향은 미·중 무역 분쟁의 직격탄을 맞은 컨테이너선 외 벌크선과 탱커는 시황 개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KSS해운이 2017년 5월 건조사 현대중공업에서 인수해 다국적 에너지 기업 쉘(SHELL)과의 장기운송계약에 투입한 'GAS YOUNG'호 모습. 사진/KSS해운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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