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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첫 공판…'불법 택시영업'·'운전자 파견' 쟁점
검찰, 사실상의 택시영업 간주 vs 타다, 예외조항 맞춘 렌트카 사업
운전자 알선 넘어선 불법파견 문제도 이견
2019-12-01 08:44:18 2019-12-01 16:18:3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한 법적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오는 2일 검찰 기소에 따른 첫 타다 공판이 예정돼 있다. 검찰은 타다가 택시면허 없는 불법 유상운송사업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타다 측은 현행법 안에서 합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1일 관련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재판의 쟁점은 크게 타다 서비스를 사실상의 택시 영업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지 여부와, 타다가 알선한 운전기사의 고용형태에 대한 판단이다. 이를 두고 검찰과 타다의 첨예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먼저 검찰은 타다가 렌터카와 운전기사를 동시에 알선하면서 유사 택시영업을 했다고 봤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34조에는 렌터카를 빌린 뒤 제삼자에게 다시 차량을 빌려주거나 이를 알선하는 행위는 불법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같은 법 시행령 18조에서 11~15인승 승합차를 임차하는 경우 예외조항을 두고 있고, 이를 토대로 타다는 불법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 예외조항을 놓고 입장 차가 갈린다. 타다에 반대하는 택시업계와 검찰은 예외조항의 입법 취지가 단체관광객을 위한 편의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것으로, 택시와 같은 유상운송업을 하는 타다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오픈넷은 논평을 통해 "입법취지와 동떨어졌다는 이유로 합법으로 규정된 행위를 불법이라 부를 수 없다"며 "타다의 경우처럼 법을 유리하게 해석하거나 법의 회색지대를 이용해 기존 시장으로 진입한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또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타다가 유사 택시영업이라는 판단은 기존 제도권의 틀 내에서 좁게 해석한 것"이라며 "플랫폼 사업자로서 차량과 운전사를 랜덤하게 매칭하는 새로운 사업형태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의 박재욱 대표가 지난달 7일 타다 1주년 미디어데이에서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타다 운전기사의 고용형태도 쟁점이다. 검찰은 운전기사 고용에 있어 타다가 단순 알선 수준을 넘어 불법 파견을 했다고 판단했다. 공소장에도 "타다가 인력 공급업체의 운전자들에게 출퇴근 및 휴식 시간, 운행 차량과 대기지역 등을 관리 감독했다"고 명시했다. 현행법상 여객운수사업자는 파견업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타다 측은 애초에 택시와 같은 여객운수업이 아닌 렌터카 사업이기 때문에 파견법과도 관계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택시업계의 진정으로 타다의 파견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만약 검찰의 논리가 적용된다면 타다 논란은 불법 파견 문제로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고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타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는 운전자에게 탑승자의 위치와 주행경로 등 효율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마련"이라며 "타다가 그런 정보들을 전달하고 일정한 가이드를 줬다고 일방적으로 관리 감독했다고 보긴 힘들다"고 주장했다.
 
국회가 일명 '타다 금지법'을 연내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업계는 신산업에 대한 다양한 쟁점들이 사회적 합의와 이를 통한 입법 과정으로 이어졌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타다 재판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오든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고 변호사는 "택시가 오랜 기간 운행됐지만, 그로 인해 운행 데이터를 쌓고 부가가치를 창출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신산업을 기존 산업과 제도의 관점으로 재단하지 말고,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 전환기에 맞춰 논의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원들이 '타다 불법운행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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