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법원도 못믿겠다…공소장 변경 불허 불신"
법조계 "검찰 스스로 무리한 수사 보여주는 꼴…공소 취소 안하면 결국 무죄 판단될 것"
입력 : 2019-12-11 17:31:19 수정 : 2019-12-11 20:02:34
[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정경심 교수 공소장 변경 요청이 법원에 의해 불허되면서 검찰의 정치 개입과 부실 수사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불허 판단 이후 공소장 변경 재신청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법원이 재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기존 공소에 대한 취소 없이 상급심의 판단을 다시 받겠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의 이번 반발에 검찰만이 선이라는 검찰공화국의 의식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검찰 관계자는 11일 "범죄마다 핵심구성요건이 있는 것인데 이 사건에서는 특정문서가 위조됐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 기소와 불기소 중 정했어야 했고 당시 수집한 정보를 봤을 때 위조는 맞다고 봤다. (재판부의) 불허 판단에 대해 상급심에 가서 허가 안한 것이 맞는 결정인지도 다퉈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정 교수 공소장 변경을 불허했다. 법원은 대법원 판례도 언급했다. 지난 2000년 2월7일 청소년에게 디스 담배 한 갑을 판매한 혐의가 적힌 공소장을 2000년 2월6일 디스 담배를 다른 사람에게 판매한 내용으로 바꾼 사례에서 대법원이 공소사실을 동일하게 볼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정 교수 사건도 일시와 장소 등 5가지 항목이 모두 달라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검찰은 "(정 교수가) 딸에 대한 총장 표창장을 위조해 의전원에 제출한 사실은 동일하고, 일시와 장소, 동기 등은 부수적인 사실에 불과하다"며 재판부의 결정에 반박했다. 아직 공소장 변경 재신청 등에 대한 검토는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꼬집으며 공소를 취소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공소사실 부분을 보완해서 다시 변경 신청을 하더라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범죄 일시와 장소 등 많은 부분이 변경됐다면서도 공소장 변경 전 공소사실로 유죄 입증을 하겠다는 것은 검찰 스스로 수사를 무리하게 했다는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또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공소장 변경 불허가 부당하다며 기존 공소사실에 대해 취소하지 않는다면 지금 재판부에서는 무죄 선고를 할 것이고, 검찰은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동일성이 없다고 보면 별개의 범죄이므로 공소 취소를 하지 않는 것이 가능하지만 기존 공소사실로 범죄 입증이 안된다고 보고 변경하는 것이니 재판 진행에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판사 출신 변호사도 "유죄선고를 받고자 한다면 공소장 변경을 해야 하고, 변경하지 않더라도 공소사실 동일성이 인정되면 재판부가 일부 내용을 고칠 순 있다"면서 "법원의 판단까지 있어서 검찰에 아무래도 타격이 있을 것이고, 정치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고 해석했다. 다만 "법리적으로 봤을 때 공소장 변경 이유는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기 때문에 일반적인 사건의 경우 공소장 변경 불허는 극히 예외"라고 덧붙였다. 
 
한 부장판사도 "검찰과 피고인 양측 의견을 듣고 심판을 하는 입장인 재판부에 검사가 반발하는 모습은 잘못된 것"이라며 "공소취소를 하지 않거나 항소심에서 다시 다투는 것은 검찰의 선택이지만, 공소장 변경 불허는 부적법한 부분을 지적하는 것도 아니고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법원의 권한"이라고 꼬집었다.
 
서울중앙지검 전경. 사진/뉴시스
 
대검찰청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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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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