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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 영수증복권·멤버십 도입 필요”
서울연구원 개선방안 연구, "점진적 성장 기대, 신용카드 대체 힘들어"
2020-02-09 06:00:00 2020-02-09 0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아직 갈 길이 먼 제로페이의 성장을 위해 영수증복권이나 멤버십 도입 등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9일 서울연구원의 ‘제로페이 현황과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제로페이는 결제수수료 0%대라는 좋은 취지와 달리 시장에서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장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던 영세 가맹점들도 바쁜 결제과정에 사용자가 많지 않은 제로페이를 선호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논란에도 제로페이는 정부와 서울시의 가맹점 확보 노력에 힘입어 10만
개의 가맹점 확보한 상태다.
 
제로페이는 우선 고객유인책이 부족하다. 단순히 소득공제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쉽사리 고객에게 사용해야 할 이유를 제공하지 못한다. 현금이나 카드 대비 결제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게다가 국내 결제인프라는 신용카드 중심으로 보급과 법제, 사용문화까지 정비돼 새로운 결제수단이 들어가기 어렵다.
 
연구진은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먼저 소상공인에 대한 집중을 벗어나야 한다. 소비자는 소상공인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 소상공인을 도우면서 지금 이상으로 편리하기를 바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소상공인을 위한 결제수단의 포지셔닝은 일상 결제수단과의 이원화를 가져온다. 고객의 소비생활에 있어 불필요한 충돌을 막아야 한다.
 
제로페이 전용계좌 개설과 충전 혜택도 제공할 수 있다. 토스와 같이 선불충전 계정에 선불금을 충전시키고 유지하면 이자를 주는 프로모션도 검토 가능하다. 네이버페이, 쿠팡 등도 유사한 프로모션으로 큰 호응을 얻었다. 제로페이 전용계좌를 개설하고 여기에 충전·사용 혜택을 제공하면, 사용률을 보다 높이기 용이하다.
 
현재 제로페이는 전용 앱이 없이 앱별로 사용방식이 분산돼 충성고객을 만들기 어렵다. 제로페이 멤버십이 있으면 어떤 앱을 사용해서 결제해도 동일한 혜택을 줄 수 있다. 각 앱에서 이용된 횟수와 금액에 기반을 둔 통합 포인트 제도를 운용하고, 멤버십 등급을 적용해 서비스 차별화를 할 수 있다.
 
제로페이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영수증복권제도도 도입할 수 있다. 신용카드 역시 영수증복권을 시행해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연구진은 제로페이에 영수증복권제도를 시행할 시 신용카드보다 더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현금영수증과 토스 역시 초기에 정착을 위해 영수증복권제도를 실시했다. 
 
이밖에 연구진은 △은행 앱의 제로페이 모드 지원 △가맹점 확인방식 개선 △가맹점주 CRM 지원 △결제데이터 활용방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제로페이가 단기간이 아닌 점진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어떤 혜택을 주어도 여신을 직접 제공하는 카드시장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한 고객이 제로페이로 상품 결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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