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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듬)시민기자 천치우스는 어디로 사라졌나?
2020-02-10 18:28:28 2020-02-11 09:27:16
[뉴스토마토 최기철·김진양·최유라 기자]
 
변호사 겸 시민기자 천치우스씨. 사진/천치우스 유튜브 채널 캡쳐
 
지금 보시는 이 남성. 낯이 익은 시청자분들도 꽤 계시겠지요. 
 
변호사겸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천치우스(陳秋實·34)씨 입니다.
 
천치우스씨는 러시아와 중국의 국경 부근을 흐르는 중국 헤이룽장 성에서 태생으로 2007년 헤이룽장 대학 법학원을 졸업한 뒤 2014년 중국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자격을 땄습니다. 같은 해 베이징 TV의 '나는 연설가'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치열한 경쟁 끝에 준우승을 거두면서 유명해졌는데, 최근에는 자칭 시민기자로 활동해왔죠.
 
최근까지는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1월 우한으로 들어가 현지 상황을 보도했습니다.
 
중국 변호사겸 시민기자인 천치우스씨의 모친이 지난 7일 아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아들이 실종된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천치우스 유튜브 채널 캡쳐
 
그런데, 지난 7일 천치우스씨가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천치우스의 어머니가 아들이 실종된 것 같다면서 아들을 찾아달라고 호소한 겁니다. 
 
전 세계 SNS망에서도 유튜브를 중심으로 천치우스씨의 실종설과 의혹을 다루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천치우스씨가 실종설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해 8월 홍콩 시위를 취재하다가 돌연 중단된 적이 있었는데, 이때 실종설이 돌았지요. 배후로 중국 정부가 지목됐지만, 그가 사용하던 SNS계정이 봉쇄됐기 때문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 CCTV화면 캡쳐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현지 언론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일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온라인 매체를 철저하게 통제하고 여론을 이끌어 신종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2월7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CAC)은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시나 웨이보',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기업 바이트댄스,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의 모기업 텐센트 등에 감독기관을 설치했다고 밝혔습니다.
 
CAC는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 대해서도 "사용자들이 게시한 불법 정보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다"며 관계자를 소환했고, SNS 플랫폼 '피피 가오샤오'에 대해서는 신종 코로나 관련해 유해한 동영상을 올려 공포심을 유발했다는 이유로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사태에 부담을 느낀 중국 정부가 본격적인 SNS 통제에 나선 겁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1월27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슈퍼마켓을 방문해 주민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_뉴시스
 
시 주석에 대한 중국 내 여론도 매우 좋지 않습니다.
 
시 주석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대외 행사에 리쿼창 총리를 대신 보내고 공개 석상에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미국 뉴욕타임즈는 사태 부실 대응에 대한 정치적 책임론으로부터 보호받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기도 했지요.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경고했던 의사 리원량(李文亮)이 바이러스감염으로 결국 숨지면서 중국 전역은 지금 슬픔과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그제(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 화중사범대학 교수들은 헌법상 보장된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공개 서한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시 주석의 권력 공백이 이미 시작됐으며, 중국 내부에서 곧 공개적인 반발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문가들 분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콩경제일보 등에서 30여년간 기자로 근무한 왕 지안이라는 한 유튜버는 시 주석이 공개석상에 나서지 않는 것에 대해 "시 주석이 정치적으로는 좌편향 움직임을 보이는 한편, 국정/외교에 있어서는 국제적으로 힘을 과시하면서 미중 갈등을 불렀고, 이것이 결국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쳐 중국 공산당과 인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대한 부실대응이 시 주석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천치우스씨 실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 확인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상황이 확인되는 대로 뉴스토마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리포트였습니다.
 
 
최기철·김진양·최유라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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