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리스크비용 소비자에 전가
조달비용 줄어 이익률 상승…대출금리·수수료는 오히려 올려…하반기 리스크 대비 차원
입력 : 2020-08-10 06:00:00 수정 : 2020-08-10 08:48:54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여신전문회사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떨어졌지만, 카드사들의 대출 금리와 수수료는 오히려 상승했다. 조달비용이 줄어 이익폭이 늘어났음에도 소비자 부담은 커진 셈이다. 소비자에게 리스크를 전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지만, 업계는 하반기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여신전문회사금융회사채 금리 하락으로 조달 비용이 감소했지만 카드사들이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어 논란이다. 사진은 한 은행 대출 창구에서 대출 희망자가 서류 등을 작성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여전채 3년물(무보증 AA+) 민평금리(채권평가회사가 시가평가한 금리의 평균)는 1.36%로 집계됐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춘 빅컷 이후 1.75%대까지 상승한 것에 비하면, 0.4%포인트 내려간 수준이다.
 
심지어 최근 1년 만기 카드채가 0%대 금리로 발행되기도 했다. 지난달 28일 신한카드는 30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카드채(무보증 AA+)를 0.97% 금리 수준에서 발행했다여전채 금리가 낮아지자 지난달 여전업계에서 발행한 여전채 순발행액도 23885억원을 기록했다. 여전채 시장이 안정됨에 따라 상환액(125800) 대비 발행액을 크게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여전채 금리 인하 흐름은 카드사에 호조다. 수신 기능이 없어 자금 조달의 70%를 여전채로 충당하는 카드사가 조달비용의 상당 부분을 감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17년까지 4년간 저금리 기조 영항으로 카드사의 평균조달비용이 약 2100억원 절감된 바 있다.
 
문제는 조달비용이 줄어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이 카드대출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KB국민카드는 이달 18일부터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수수료율 상한을 기존 23.6% 대비 0.3%포인트 높인 23.9%로 변경한다. 저신용 등급 고객에게는 법정 최고금리 한도인 24%와 근접한 수준의 금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롯데카드 역시 이달 14일부터 단키카드대출과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 금리 조정에 나섰고, 하나카드는 지난달 현금서비스 등 수수료율 변경을 시행한 바 있다. 이들 카드사의 금리 변경은 정기 조정으로,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고지된다. KB국민카드처럼 카드대출 수수료율 상한을 높이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 침체가 심화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저신용자에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는 하반기에 높아지는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업계에선 코로나19 여파 장기화에 수해까지 겹치면서 카드대출 연체율이 커질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난 4월부터 시행한 소상공인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도래해 부실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전 금융업권에서 코로나 등 이슈들이 있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카드업계도 대출 관리를 타이트하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애초에 지난 201827.9%에서 24%로 법정 최고금리 한도가 낮아지면서 구조적으로 카드대출이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제기한다. 현금서비스 등의 경우 중간에 고객의 신용도가 악화하면 금리를 높여 리스크를 상쇄해야 하는데, 최고 한도가 제한되기 때문이다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저 신용등급에 걸쳐 있는 고객은 카드 발급 이후에 고객 등급 변경이 있더라도 현금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다"며 "(법정금리) 상한선 때문에 금리를 높이지 못해 실제로는 역마진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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