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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국서 잘 달리는 전기차…배터리 출하량도 '쑥쑥'
7월 출하량 5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
국내 3사도 선전…"10대 중 4대는 한국산"
2020-09-01 14:43:53 2020-09-01 15:32:43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유럽과 중국에서 전기자동차 판매가 늘며 7월 세계 배터리 출하량이 5개월 만에 반등했다. 국내 업체들도 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하며 선전 중이다.
 
1일 배터리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20.9% 증가한 10.5GWh를 기록했다. 배터리 판매량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지난 3월부터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극심했던 4~5월은 지난해보다 각각 39.8%, 35.8% 판매량이 줄며 최악의 하락 폭을 보였다.
 
이처럼 7월 배터리 판매량이 반등할 수 있었던 건 테슬라 '모델3'가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유럽 국가들이 내연기관차 퇴출을 위한 친환경 기조도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띈다. 7월 유럽의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월보다 무려 217% 급증한 11만3659대로 집계됐다. 
 
그래픽/표영주 디자이너
 
정부 보조금이 줄며 지난해부터 판매량이 둔화했던 중국 전기차 시장도 훈풍이 불고 있다. 7월 전기차 판매량은 8만2568대로 지난해보다 26% 늘었다. 이로써 1년여간 이어졌던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게 됐다.
 
미국의 경우 테슬라 '모델Y' 신차 효과로 전기차(BEV)는 판매량이 4% 늘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부진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7월보다 9% 감소했다. 다만 성장률은 2%를 기록하며 시장성은 여전히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판매가 다시 호조세를 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선전도 계속되고 있다. 7월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세계 배터리 사용량 점유율은 38.6%로 10대 중 약 4대가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 상반기 중국과 일본 업체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LG화학(051910)이 26.8% 점유율을 차지했고 이어 삼성SDI(006400)(4위) 7.3%, SK이노베이션(096770)(6위) 4.5%를 기록했다. 다른 국가 배터리 업체가 부진한 가운데 성장세도 고공행진 중이다. 7월 LG화학은 171.5% 성장률을, 삼성SDI 142.4%, SK이노베이션 183.3%를 기록했다.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은 이 기간 각각 -14.5%, -25.2%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래픽/표영주 디자이너
 
이처럼 한국 업체들만 유독 성장 곡선을 그린 건 유럽에 고객사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LG화학은 르노 '조에(ZOE)', 포르쉐 '타이칸 EV'에 자사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고 삼성SDI 배터리는 아우디 'E-트론 EV', 포드 '쿠가 PHEV', BMW '330e'에 사용된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중국에서 판매하는 테슬라 모델3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도 약진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LG화학은 테슬라 물량을 늘리기 위해 관련 생산 설비를 증설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 3사가 꾸준한 성장 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기초 체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CATL과 파나소닉은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넓히기 위해 테슬라와 손잡고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SNE리서치는 "한국 3사는 시장 흐름을 지속해서 주시하면서 기초 경쟁력 강화와 성장 동력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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