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연구원은 7일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정책 강화로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친환경차(HEV·PHEV·BEV)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세계 3위다.
우선 미국은 '수소경제로드맵 2019'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수소차 누적보급 120만대와 수소충전소 4300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또 오는 2035년까지 캘리포니아 내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한다고 선언했다.
무엇보다 미국은 핵심 소재와 부품의 공급망 재편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2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등 핵심 품목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동맹국과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공급망 재검토 행정명령에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자동차연구원은 "제조 원가가 낮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부품 의존도를 감소시켜야 해 품질, 비용, 수급을 고려한 공급업체 발굴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미국 시장 내 한국 기업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반사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국내 기업들은 미국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진출 확대를 목표로 다각적 전략을 검토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에 출시할 투싼, 싼타페를 친환경차 라인(HEV·PHEV)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아이오닉5의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부품기업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반도체 등을 생산하는 1, 2차 공급 업체들은 미국 내 라인 증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으로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공장이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 2공장 건설을 결정하기도 했다.
다만, 자동차연구원은 국내기업의 미국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맞춤형 전략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양자·다자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기업은 생산지를 고려한 공급망 구축과 생산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자동차연구원은 "정부는 친환경 정책, 이해관계 조율 등 장기적 안목으로 대응하는 한미 산업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정부, 기업, 연구소, 대학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참여시켜 지속가능한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양자·다자협력체제를 활용한 정책·기술·연구 분야의 협력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동시에 기업은 미국 시장 공략과 국내 자동차 산업 구조 고도화를 위한 글로벌 밸류체인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국내 완성차 기업은 미국 판매를 위해 생산지를 고려한 공급망 구축, 생산전략이 필요하며, 동반진출한 중소부품기업의 해외 고객 다변화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