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 차기 대표 1차 후보군이 내부 출신 6명과 외부 출신 1명 등 7명으로 압축되면서, 조직 신뢰 회복을 앞둔 KT 수장 선출 구도가 차츰 선명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정권기 낙하산 논란을 비롯해 최근 해킹 사고까지 국가기간통신사업자의 실추된 위상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안팎을 중심으로 'KT를 잘 아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앞선 2일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1차 후보군(롱리스트)으로 선정돼 온라인 면접 대상자로 통보받은 후보는, 김철수 전
케이티스카이라이프(053210)(KT스카이라이프) 사장,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 남규택 전 KTcs 대표,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사장,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 부문장, 주형철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 홍원표 전 SK쉴더스 사장(가나다순) 등 7명입니다. 후보추천위는 당초 8명을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최종 압축 과정에서 7명으로 조정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차 후보들은 크게 현직과 내외부 출신으로 나뉩니다. 먼저 유일한 현 KT 임원인 이현석 KT 커스터머부문장은, 무선단말팀과 디바이스사업본부장을 거쳐 충남·충북광역본부장, 커스터머본부장을 지냈습니다. 이현석 부문장은 94년부터 통신 업무를 시작해 아이폰 도입부터 5G 상용화까지 주요 서비스 론칭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KT를 친정으로 둔 5명의 후보 가운데 김철수 전 사장은
LG유플러스(032640) 출신으로 2013년 KT의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신설된 GPDC부문장으로 KT에 합류한 바 있습니다. 이후 KTH, 스카이라이프, KT알파 대표를 맡으며 미디어·콘텐츠 경험을 쌓았습니다.
2019년에도 KT 차기 대표 후보군에 올랐던 김태호 전 사장은 최근 출간한 '연결과 이동의 AI 혁신'에서 네트워크·인공지능(AI) 융합 전략을 강조하며 KT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KT에서 쌓은 정보통신기술(ICT) 혁신 역량을 기반으로 회사를 정상화하고 국가적 AI 실행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대표 선임 과정에서 최종 후보까지 올랐던 박윤영 전 KT 사장(기업부문장)은 내부 전문가 중심의 통신 주권 노선을 강조해온 인물입니다. AI 인프라 확충과 신뢰 회복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며 피지컬 AI와 AI데이터센터(AIDC) 연계를 통해 AI·에너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기간통신사의 중책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경영기획부터 마케팅, 현장 영업, 그룹사 관리까지 KT 내 주요 조직을 두루 거친 남규택 전 KTcs 대표는, 박근혜정부 시절 최순실 광고 개입 논란에서 내부 반발로 좌천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1차 후보군 가운데 KT와 직접적 연이 없는 주형철 전 국정기획위원회 위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SK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 문재인정부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을 거친 그는 "기간통신사업에 대한 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통신과 플랫폼을 넘어 KT는 AI 인프라컴퍼니 1위 사업자로 발돋움하는 데 힘을 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현 정부와도 네트워크가 강하다는 평가가 있어 정권 친화형 후보군으로 분류됩니다.
KT 안팎에선 "이번 대표이사는 무엇보다 KT를 잘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전문성과 실력 중심의 선임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이주희·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이번 선출을 KT 환골탈태의 마지막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오직 KT 정상화만을 기준으로 인사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KT는 오는 9일, 1차 후보에 대한 온라인 면접을 진행합니다. 이후 3~4명의 숏리스트를 선정한 뒤 프레젠테이션 기반의 대면 면접을 거쳐 16일께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할 계획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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