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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장급 협의 재개했지만…징용 등 이견 여전
일 "강제징용 현금화 막아달라" 기존 입장 반복…수출규제 철회는 '관심 밖'
2020-10-29 17:30:33 2020-10-29 17:35:17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한일 외교 국장급 대면 협의가 8개월 만에 재개했지만, 강제징용 문제 등 현안을 두고 여전한 입장차를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일본 측이 협의 직후 내놓은 보도자료에서는 한국 측이 주요 의제로 언급한 수출규제 철회 문제는 제대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올해를 두 달 남은 시점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하면서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지만 외교부는 재차 추진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외교부는 29일 김정한 아시아태평양국장이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일 국장급 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외교부와 외무성의 보도자료를 종합하면, 다키자키 국장은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가해기업 압류자산 현금화는 지극히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므로 절대로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고, "일본 측이 수용 가능한 해결책을 조기에 내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이에 김 국장은 사법절차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설명하고 "일본 정부와 피고 기업들이 문제해결을 위해 보다 성의 있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국장은 한국 측 관심사인 수출규제 조속 철회를 촉구하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한 우리 측의 엄중한 인식과 심각한 우려도 강조했다. 이에 다키자키 국장도 일본 측 입장을 설명했지만, 해당 내용은 외무성 보도자료에는 언급되지 않았다. 일본 측은 "최근 시작한 '비즈니스 트랙(기업인 신속입국)'의 향후 운용이나 의원교류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한일관계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교류가 중요하다는 점에 대해 일치했다"고만 전했다. 
 
양국 간 현안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갈등을 타개할 계기로 주목받는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개최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외교부는 "김 국장이 3국 정상회의 개최를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호응할 필요성을 상기했다"고 전하며 지속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일본 측이 강제징용 문제에 재차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관계 개선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월 이후 중단됐던 대면협의가 모처럼 재개된 만큼 향후 의견 수렴 가능성은 전보다 커진 상황이다. 특히 일본 측에서 해결의지가 좀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측은 현안 해결을 위해 소통과 협의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외교당국 간 협의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이날 국장급 협의에 앞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다키자키 국장 간 한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도 있었다. 양측은 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한일·한미일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특히 일본을 포함한 역내 주요국들이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지지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해야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29일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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