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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8어게인’ 김강현,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김강현 생각하는 연기의 가장 중요한 덕목 ‘배려’
2020-11-12 00:00:00 2020-11-12 00: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누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주목 받고 싶은 욕심. 배우라면 누구나 자신이 조금 더 돋보이고 싶고 더 많은 장면에 등장하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배우 김강현은 단호히 주인공에 대한 욕심이 없다고 했다. 그가 이런 생각을 하는 저변에는 자신의 스승님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스승님의 가르침을 지금껏 실천해오고 있는 김강현의 묵묵한 뚝심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김강현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18어게인에서 홍대영(윤상현 분)의 고등학교 절친이자 고우영(이도현 분)의 가짜 아빠가 되어준 고덕진 역할을 맡았다. 고덕진은 덕질로 인해 놀림을 받다가 인생 역전한 케이스로 자택을 피규어 박물관으로 꾸며 놓을 정도로 엉뚱하고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사는 인물이다.
 
조금은 독특한 캐릭터일 수 있는 고덕진에 대해 김강현은 그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부터 접근을 했다. 그는 이런 집에서 살면 말을 어떻게 할지, 어떤 생각을 할지를 먼저 생각했다공간에 대한 인지, 그리고 스타일리시한 변화에 집중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에서 그런 공간을 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하병훈 감독은 김강현에게 외국에 잘 생긴 모델이 입는 의상을 보여줬다. 김강현은 그런 모델이 입을 법한 의상들을 보여주면서 고덕진의 의상을 준비해달라고 했다뿔테 안경도 바꾸고 싶었어 했다. 매치가 되지 않더라도 독특함이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강현은 처음으로 해보지 않은 파마 머리를 해봤다고 했다. 그는 안 해본 스타일을 하자고 했는데 파마 머리를 해본 적이 없었다. 물론 촬영을 하는 8개월 동안 유지하려면 힘든 것도 있지만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18어게인 김강현 인터뷰.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김강현은 고덕진 역할을 맡으면서 다양한 분장을 시도했고 액션 연기까지 소화해야 했다. 첫 등장부터 김강현은 우영 역할의 이도현과 화려한 액션을 펼쳐야 했다. 그는 사실 액션도 있고 분장도 있는 줄 몰랐다. 어렵지 않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해보니 어렵고 불편했다그래도 고생한 걸 알아주니까 뿌듯함이 있었다. 사실 선수들도 그렇지 않나. 힘들게 훈련을 하고 성적이 나와서 알아주면 괜찮지 않은가. 시청자들이 내 고생을 몰라줄 순 있어도 스태프들이 고생했다고 해줬다고 말했다.
 
특히 김강현은 이도현과 액션 장면에 대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극 중 덕진이 우영을 처음 만나서 자기의 집에 침입한 괴한이라 생각하고 집에 전시된 각종 물건으로 몸싸움을 한다. 그는 나이도 있고 몸이 몸 같지 않았다. 4일 정도 촬영을 했는데 NG 없이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특히 총으로 유리창을 깨는 장면의 경우 준비된 유리 창이 몇 개 없다 보니 더욱 긴장을 하고 찍어야 했단다. 김강현은 그래도 더 부수고 싶은 생각이 들긴 했다. 그래야 자신의 집을 그렇게까지 부수는데도 돈을 아까워하지 않을 정도의 부자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김강현은 모자장수와 알라딘으로 분장을 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원래는 내가 조커를, 김유리가 할리퀸을 분장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허락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하더라. 하얀 여왕도 괜찮긴 하지만 그래도 할리퀸보다는 약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또한 알라딘도 알라딘인 줄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원래는 지니를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잘 안 된 것 같더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18어게인 김강현 인터뷰.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설정상 김강현은 이도현과 친구사이로 등장을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서로 반발을 하고 심지어 욕설까지도 주고 받아야 했다. 김강현은 도현이가 준비를 많이 했다. 내가 준비한 것에 맞추려고 했다내가 뭐만 하면 받아 쳐주니까 그런 티키타카 호흡이 좋았다고 했다. 김강현은 평상시처럼 대사를 하고 싶었지만 이번에 대사를 내뱉는 호흡을 조금 빨리 했다고 말했다. 그는 드라마 전체 시간상 내 장면의 호흡을 빨리 가면 주인공에게 눈빛이 한 번이라도 더 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강현은 인터뷰 내내 배려에 대해 여러 번 강조를 했다. 그는 스승님에게 그렇게 배웠다. ‘나의 배려가 상대방이 알게 되면 상대방도 배려를 하고 그 순간 아름다운 장면이 나올 것이라고 배워서 내가 먼저 손을 내민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주인공을 하고 싶은 열망도 별로 없다. 내가 배려해줘서 상대방이 알아주면 내가 등장하는 장면에서 배려를 받아서 그 장면만큼은 내가 주인공일 수 있다고 했다. 이런 하나하나가 모이면 완벽한 느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기에 김강현은 제스처 하나에도, 말투에도, 대사 속도 등에도 혼자 돋보일 만한 부분을 모두 빼고 연기를 한단다.
 
김강현은 자신이 연극을 한 탓에 이러한 배려가 몸에 벤 걸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연극을 할 때 5명이 한 팀이 돼 한 달 동안 연습을 하면 내가 돋보이기 보다는 연극 전체를 생각해 상대가 돋보일 수 있도록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자신의 모습이 자칫 욕심이 없어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그는 독립영화와 같은 부분에서 내 분량이 많을 경우는 동료에게 부탁 아닌 부탁을 정중히 한다. 이 장면에서 형이 이렇게 보이면 어떨지 제안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한때 김강현은 주인공이 되고자 노력을 한 시기도 있었단다. 하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았다고. 그러다 보니 주인공이 되지 않더라도 배려를 하면서 함께 작품을 만들고 하는 것 자체에 대한 감사함이 생겼단다. 그리고 배우로서 연기를 할 수 있는 것 자체, 함께 현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실패한 인생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그러다 보니 김강현은 주연이 아니더라도 돋보이는 캐릭터가 아니라도 배려를 하면서 함께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18어게인 김강현 인터뷰.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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