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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변 이상설' 해석 분분…"대비책 필요"vs"큰 영향 없어"
국회 외통위원장 주최 전문가 간담회…정부, '특이동향 무' 입장 유지
2020-04-27 14:37:56 2020-04-27 14:37:56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해석이 엇갈린다. 북한의 유고 상황에 우리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과 과도한 군사적 대비가 오히려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윤상현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27일 국회 본관에서 '김정은 신변이상설 관련 북한 급변사태 대비'를 주제로 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10일 안에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와병설이 기정사실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최근 김 위원장의 동정을 보면, 통상적이고 의전적 지시만 있을 뿐 직접 사인을 하거나 정책을 결정하는 인사 관련 지시가 없다"며 김 위원장의 부재로 인한 '권력 공백'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12일 최고인민회의와 대의원회의, 15일 태양절 행사 불참, 평양시 봉쇄가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을 증명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북의 공식 발표 전에는 알 수가 없다"며 "김정은 유고 시 권력 승계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든 기득권 세력 간 권력투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작전본부장은 북한의 권력투쟁에 대비해 우리 정부도 군사적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안정사태가 발생해 북한의 국지 도발이 전면전 성격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고, 무정부 상태가 되면 중국의 개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이 개입하면 미국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국제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고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전쟁에 연루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으로 향하는 북한의 후계구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 내 혼란이 우리 정부에도 군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군사적 긴장감 완화를 위해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김 전 본부장의 설명이다.
 
윤 위원장의 주최로 열린 전문가 간담회로 통합당 의원들만 참석한 자리였지만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이용준 전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백두혈통이 권력을 승계하든 비백두가 정권을 탈취하든 간에 어느 쪽이든 북한 내부 정세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내부 혼란 때문에 군사적 대형 도발을 자제하고, 새 지도자가 개혁개방을 조심스럽게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당시의 전례를 볼 때 북한이 내부 문제에 집중해 군사적 도발 가능성은 낮아지고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도 밝혔듯 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는 입장이 지금도 유효하다"며 건강 이상설과 관련한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윤상현 국회 외통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북한 김정은 신변이상설 관련 북한 급변 사태 대비’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전문가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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