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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BTS 뮤지엄'…팬데믹 후 대중음악계 '뉴노멀'
방탄소년단 작업실 360도로 구현…'하이브 인사이트'
안테나, 핸드헬드 기법 전시형 공연 '사운드 프레임'
2021-05-17 00:00:00 2021-05-17 14:08:22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최근 코로나에 따른 팬데믹 장기화로 대중음악계 '뉴노멀 시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음악은 이제 단순히 청각 기관에만 머무는 예술이 아니다. 시각과 후각, 촉각 모든 감각 기관을 일깨우는 복합 예술로 진화 중이다. 전시관, 영화관 등 새로운 문화 경로들과도 결합, 새 항로를 개척하고 있다. 
 
음악 뮤지엄 'HYBE INSIGHT(하이브 인사이트)'가 대표적이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신사옥 건물 내 지하 1, 2층 약 4700㎡(약 1406평) 규모로 자리한 전시 공간이다. 
 
12일 사전 관람한 뮤지엄은 음악이 단순히 음악으로만 느껴지지 않게 했다.
 
하이브가 개관한 음악 뮤지엄 'HYBE INSIGHT(하이브 인사이트)'. 사진/하이브
 
터치 모니터 손을 갖다대니 방탄소년단(BTS) RM, 슈가, 제이홉의 작업실이 나타났다.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니 이미 찍어놓은 작업실 컷이 360도로 돌아갔다.
 
바로 옆에는 방탄소년단 ‘FAKE LOVE’의 원형 소리들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체험존이 있었다. 관람객이 모니터 앞에 구현한 미디시퀀서를 조작할 수가 있었다. 스템파일(음악을 이루는 각 레이어 소스)을 직접 덜거나 추가해 사운드가 쌓아지는 일련의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다.
 
실제 작업실의 스피커, 앰프, 키보드, 드럼 패드, 믹서, 오디오 인터페이스, 이펙터들부터 녹음부터 믹싱, 마스터링까지 하이브 레이블 음악의 전반적 제작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정리했다.
 
하이브가 개관한 음악 뮤지엄 'HYBE INSIGHT(하이브 인사이트)'. 사진/하이브
 
하이브 측은 이 뮤지엄을 '아티스트와 팬이 음악을 매개로 만나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다. 기존에도 음악과 전시·영화 등의 연결고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코로나 이후 다수 대면 행사들이 사라지면서, 음악을 뿌리에 둔 콘텐츠 역시 다양하고 끈끈한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음악 아카이빙이자 체험 공간이라는 점은, 과거 대형 기획사들이 외식사업 등 음악 외적인 비핵심역량 분야로 과도하게 확장을 하던 사례들과 비교해서도 차별화된 전략이다.
 
인디 레이블 안테나는 지난 11일부터 7월11일까지 전시형 콘서트 'SOUND FRAME(사운드 프레임)'를 진행한다. 서울특별시 강남구에 위치한 '일상비일상의틈'이란 전시 공간에서 밴드 라이브 영상을 전시 작품처럼 걸어놓은 행사다. 핸드헬드 기법으로 다양한 각도로 촬영한 영상들은 실제 공연을 보는 효과를 낸다. 안테나뮤직은 "코로나 시대 공연에 대한 새로운 고객 경험을 목표"라며 "기존 온라인 콘서트와 차별점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안테나 전시형 콘서트 'SOUND FRAME'. 사진/안테나뮤직
 
앞서 지난달 3월, CJ문화재단이 선보인 '아지트 라이브 프리미엄'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CJ문화재단은 코로나 이후 타격을 입은 영화와 콘서트, 두 분야를 결합하는 새 시도에 나섰다. 1시간 가량의 라이브 공연, 인터뷰 등을 영화관에서 즐길 수 있게 했다. 대형 화면과 프리미엄 입체 사운드 등 시각 체험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기타프랫을 초고속으로 질주하는 손가락이 대화면에 꿈틀거릴 때 '확실히 다르다'는 체감이 든다. 지난 12일에는 밴드 새소년의 해당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서도 실시간 라이브로 선보였다.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는 "코로나19로 공연시장이 막힌 상황에서 음악 산업계의 변화로 볼 수 있다. 수익으로 향하는 우회로를 찾는 대항해 시대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최근 공연계가 싸워야할 경쟁자는 넷플릭스라는 이야기가 있다. 대중들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기 위해 전보다 차별화된 기획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차별화된 기획은 결국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재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 그 단계까지 내다보는 것인가 싶다"고도 짚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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