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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김종인, 김병준 카드 받아야 윤석열과 재결합
윤석열, 권성동 보냈지만 '빈손'…재결합이냐 결별이냐 기로
2021-11-24 15:56:22 2021-11-24 21:39:49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극적 재결합을 할지, 아니면 결별을 택할지 기로에 섰다.  
 
김 전 위원장은 23일 오전만 해도 "내 일상으로 회귀한다"며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다가 오후 들어 "2∼3일 사이에 내 입장을 밝힐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여지를 남겼다. '윤 후보가 찾아오면 만나겠느냐'는 질문에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다소 누그러진 반응을 보였다.
 
윤 후보도 마찬가지의 입장 변화를 보였다. 윤 후보는 같은 날 오전 김 전 위원장을 "그 양반"으로 지칭했다가, 오후에는 "우리 김 박사님"이라고 예우하면서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 24일 오전에는 권성동 사무총장을 김 전 위원장에게 보내 다시 한 번 구애했다.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 지휘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다만 이견만 확인한 채 자리에서 일어서야 했다. 
 
김종인,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받아들일까
 
두 사람의 대척점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건이다. 김 전 위원장이 해당 인선안을 보류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윤 후보는 최고위원회의에 상정하며 밀어붙였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이 격노했다는 게 양측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김종인계로 불리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4일 MBC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과 체급이나 역할, 정치적 상징성에서 (김병준 위원장이)차이가 있는데 굳이 상임선대위원장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얘기는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도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사사건건 이의를 제기하면 일을 못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김 전 위원장 의중을 전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김병준 카드를 되돌릴 생각이 전혀 없다. 김 전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빈 손으로 돌아온 권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역할을 해달라는 후보님의 말씀을 전달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보시겠다고 했다"며 "윤 후보의 입장은 변함없다.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모셔서 선거를 진두지휘해 주시길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보직 조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고위에서 통과가 됐기 때문에 그걸 번복할 방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런 상태에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와주십사 부탁말씀을 올렸다"고 했다. 
 
이보다 앞서 이종찬 전 국정원장도 김 전 위원장을 찾아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간 중재에 나섰다. 김 전 위원장과 친구 사이인 이 전 원장은 윤 후보 죽마고우인 이철우 교수의 부친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사진/뉴시스
 
"윤석열·김종인, 서로를 필요로 해"
 
다만 양측이 여전히 서로를 원해 극적 봉합을 예상하는 의견들도 많다. 김근식 교수 역시 "밀당이라고 표현하기도 그렇지만 김 전 위원장의 스타일, 정치적인 화법을 보면 작년에 미래통합당 시절에 총선에서 참패한 다음에 비대위원장으로 모실 때도 비슷한 과정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여곡절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두 분이 다 서로를 필요로 하고, 신뢰관계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원만하게 잘 마무리돼서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건도 "이미 최고위원회에서 의결된 상황"이라며 "이 부분을 돌리지 않으면 선대위 합류하지 않겠다고 (김 전 위원장이)생각하시는 것 같진 않다"고 전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날 TBS라디오에서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에 대해 "저는 200% 확신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도 언론사 행사 참석차 찾은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는 뜻에는 변함이 없나'라는 질문에 "제가 기다리겠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기자들이 '윤 후보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하자 "나는 그 의중이 뭔지 잘 몰라"라면서 "허허" 웃으며 자리를 떴다. 두 사람 모두 전날 격앙된 모습과는 달랐다. 
 
이준석 대표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에게 선대위가 아닌 특별한 임무의 별도 조직을 맡기는 중재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BBS라디오에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는 특별조직(새시대준비위원회)을 맡아 특임을 하는 것인데, 김병준 전 위원장도 그런 형태 조직으로 정리된다면 김종인 전 위원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느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항상 후보의 뜻이 우선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황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김병준 위원장의 자진 용퇴가 거론된다. 김 전 위원장과 불편한 관계인 장제원 의원이 전날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것처럼 김병준 위원장도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근식 교수는 이와 관련해 "김병준 위원장 본인께서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신다면 말릴 수 없다"면서 에둘러 용퇴를 촉구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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