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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검찰, 'FTX 사태' 수사 착수
WSJ "부채 해결을 위해 FTX가 고객 자금을 계열사에 몰래 빌려줘"
2022-11-15 14:06:46 2022-11-15 14:06:46
(사진=연합뉴스) FTX 로고와 가상화폐 모형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 FTX 붕괴 사태를 두고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검이 수사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뉴욕 남부연방지검이 FTX를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검찰은 FTX가 고객들의 돈을 가상화폐 투자 계열사 알라메다 리서치에 빌려준 것에 초점을 두고 수사 중이라고 소식통은 밝혔다. 
 
앞서 외신들은 샘 뱅크먼-프리드 전 FTX 최고경영자(CEO)가 계열사 알라메다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FTX 고객 자금 100억달러 상당을 몰래 빌려줬다고 보도했다. 또한 뱅크먼-프리드 CEO를 포함해 양사 최고위 임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WSJ은 전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고객들의 투자금을 동의 없이 사용하는 것은 대부분의 증권·파생상품 시장에서 금지된 행위라고 WSJ은 지적했다. 다만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이와 관련한 고객 보호 규정은 따로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직 검사들과 법률 전문가들은 비공개로 고객 돈을 사용하는 것은 사기 혹은 횡령에 해당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직 뉴욕 남부연방지검 검사 샘슨 엔저는 WSJ에 "이번 조사는 투자자들의 자산을 쓰기 위해 그들을 설득하려는 목적의 고의적인 거짓말이 있었느냐의 여부로 압축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검찰은 뱅크먼-프리드 CEO가 지난주 트위터에 "FTX는 괜찮고 고객 자산은 안전하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검찰은 뱅크먼-프리드가 이 트윗을 올렸을 때 고객들을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알레메다를 지원하기 위한 FTX의 비밀 거래 정황이 확인될 경우 충분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검찰은 범죄 자금이 미국 은행을 통해 이체됐거나 범죄와 관련된 이메일이 미국 땅을 거쳐 전송되는 경우에도 수사권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엔저 전 검사는 "수사 관할권을 입증하는 부담이 아주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 한 통의 이메일이라도 뉴욕을 통해 전송됐다면 충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FTX는 계열사 알라메다의 재정 부실설로 대규모 코인 인출 사태가 발생하자 유동성 위기에 시달렸으며 지난 11일 결국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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