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ICBM 대기권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했다면
핵무장 여론 더 고조…미국, 대북 대화 선회 여부도 주목
2023-02-23 06:00:00 2023-02-23 06:00:00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북한군이 지난 18일 북한 평양국제비행장에서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과 관련,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가 한반도 안보에 핵심 키로 부상했습니다. 북한은 자신들의 ICBM이 사거리 측면에서는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여러 차례 실증한 바 있고, 이제 재진입 능력이 마지막 ‘레드라인’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한반도 안보 위기 국면이 최고조로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은 지난 18일 미국을 겨냥해 ICBM 화성-15형을 발사했는데, 그 이후 남북 간에는 재진입 기술을 두고 공방이 붙었습니다. 
 
우리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일본이 포착한 영상에 북한 ICBM이 2개로 쪼개졌다며, 재진입기술 확보에 실패했다고 봤습니다. 그러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0일 담화를 발표해 탄두와 2단계 발사체가 동시에 잡힌 것이라며 “탄두가 재진입에 실패했다면 탄착 순간까지 탄두의 해당 신호 자료들을 수신할 수가 없게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럼에도 군 당국은 재진입 기술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정상각도에서 발사하고, 그 발사체를 회수해서 판단해야 한다며 기술 완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훈련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대륙간탄도미사일발사훈련이 2월18일 오후에 진행됐다"며 "북한의 ICBM운용부대 중 제1붉은기영웅중대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ICBM '화성-15'를 최대사거리체제로 고각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국방부 국방정보본부 “북한, ICBM 발사능력 모두 보유”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북한이 재진입기술을 확보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ICBM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 방송에서 “ICBM을 만드는 나라 중 재진입체를 확보하지 못한 나라는 없다”며 “재진입체가 고각발사에서 살아남는다면 정상 궤도의 시험에서도 생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이런 와중에 국방부 국방정보본부가 22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ICBM 발사 능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이 ICBM을 지금까지 정상각도로 발사하지 않았는데 능력은 다 보유했고, 대미 압박을 위해 타임라인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고한 점이 주목됩니다. 기존 군 입장과 달리 북한이 ICBM 대기권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했다고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설왕설래가 있지만, 북한의 기술 확보가 멀지 않은 일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번 논쟁을 거치면서 북한은 머지 않아 정상각도 발사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 부부장은 이와 관련, 이미 지난해 12월 20일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고 예고한 바 있어 한층 힘이 실리는 모양새입니다. 
 
미국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 미국이 북한과 군사적인 충돌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자칫 전면전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한 통화에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미국은 한반도 전선까지 감당할 수 없어, 군사적 행동으로까지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도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최소 연평도 포격 사건 등과 같은 사건을 벌이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내 핵무장 여론 최고조와 북미 대화 국면으로 전환 가능성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조성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는 “미국의 과거 패턴을 보면, 북한이 ICBM 대기권 재진입 능력을 보여줬을 때 그 미사일이 자신들을 향하지 않도록 본격적으로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조 교수는 “그런데 이런 상황이 되면 한국에서는 핵무장론이 강하게 대두할 것이고, 미국으로서는 한국을 달래는 방안도 중요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예상처럼 국내에서는 국민의힘과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핵무장론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0일 “북한의 무모한 무력도발이 계속되면 될수록 대한민국의 자체 핵무장론도 더욱더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지난 달 30일 최종현학술원 의뢰로 한국갤럽이 조사한 결과(지난해 11월28일~12월16일, 성인 1000명 대상) 한국의 독자적 핵 개발 필요성에 찬성의견이 77.6%에 달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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