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빅5’ 전공의 집단행동 돌입…의료대란 현실화
집단사직에 의대생 휴학까지 우려 가중
복지부, 수련병원에 필수의료 유지 명령
2024-02-16 16:08:58 2024-02-16 18:23:34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빅5’ 대형병원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고,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생들도 집단휴학을 결정했습니다.
 
2020년 ‘의료대란’으로 불렸던 극심한 의료현장 혼란이 재현되는 건 아닌지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전국 수련병원들을 대상으로 집단연가 사용불가와 필수의료 유지명령을 발령하며 엄정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16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수도권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한 결과 19일까지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른바 ‘빅5’ 병원은 전공의가 가장 많은 서울대와 세브란스, 삼성서울, 서울아산, 서울성모병원을 말합니다. 이들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공의는 2700여명으로, 5대 병원 전체 의사들 중 37%에 달합니다.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날에는 박단 대전협 회장이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직 의사를 밝혔고, 원광대병원 전공의 126명도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전국의 다른 병원 전공의들도 집단사직에 동참할 수 있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의대생들도 의대증원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35개 학교대표들이 긴급회의를 열고 20일 동시에 휴학계를 내기로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공지문을 통해 “휴학계 제출 일자를 20일로 통일해 40개 의과대학이 모두 함께 행동하는 것에 대해 참석자 35명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전했습니다.
 
복지부 “업무개시 위반시 법적 조치”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원광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 등 7개 병원에서 전공의 154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다만 복지부는 실제로 사직서가 수리된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의사단체들의 이 같은 집단행동에 대해 복지부는 221개 전체 수련병원을 대산으로 집단연가 사용을 불허하고 필수의료 유지명령을 발령했습니다. 전공의들이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병원들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업무개시 명령과 함께 위반 시 법적 조치를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환자를 담보로 한 모든 행위에 대해 법적·행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2020년 같은 전공의 구제 절차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간호사와 물리치료사 등 보건의료분야 종사자들이 소속된 보건의료노조도 전공의 집단사직에 대해 국민 생명을 내팽개치는 반의료행위라고 규탄했습니다.
 
노조 측은 “긴급지침을 통해 전국 각 병원 현장에서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과 집단 진료거부 움직임을 전면 조사할 것”이라며 “이후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거부로 발생하는 환자와 직원들의 피해 상황을 직접 파악해 국민에게 전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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