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알리코제약, 보령 '스토가' 공동판매…수수료 비용 가중될까
코프로모션으로 외형성장 기대되지만 수수료 '우려'
올해 1분기 적자 전환에 CSO 영업 등 영향
2024-06-07 06:00:00 2024-06-0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4일 17:5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알리코제약(260660)이 최근 보령(003850)의 소화성 궤양치료제 '스토가'를 공동 판매(코프로모션)하기로 하면서 외형성장은 기대되지만, 수수료가 높다는 특성이 있어 비용 확대에 대한 우려가 피어난다. 올해 매출이 소폭 감소한 가운데, 수수료 부담이 큰 제네릭 위주의 제품군과 영업대행업체(CSO) 체제 등으로 인해 비용 효율화에 실패하면서 상장이래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알리코제약은 판매비와 관리비 등의 비용 감소를 통해 실적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알리코제약 본사 전경.(사진=알리코제약)
 
공동판매 계약에 외형성장 기대되지만 수수료는 '부담'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알리코제약이 보령의 소화성 궤양치료제 '스토가'를 공동판매하는 업무 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공동판매를 통해 외형성장은 기대되지만, 일각에서는 비용 확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공동판매를 통한 매출 확대가 기대되는 이유는 올해 스토가 매출 예상액이 200억원 수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보령의 스토가 매출은 3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스토가의 올해 매출액은 약 2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알리코제약의 매출에 한 몫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해 알리코제약 매출액은 476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공동판매가 이뤄지면 직접 판매한 만큼 매출로 인식된다.
 
문제는 공동판매의 특성상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동판매를 통해 매출이 늘면서 회사가 성장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수수료를 제공하면서 영업이익을 대폭 개선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공동판매 전략을 펼치던 유유제약(000220)은 최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수의 계약을 종료하기도 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공동판매에 대한) 수수수료 비율은 잘 공개하지 않는다"라며 "제품에 따라 (수수료 비율이) 달라지는데, 판매가 잘 되고 시장에 널리 알려져 있으면 비율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첫 적자전환…비용효율화 필요
 
알리코제약은 비용효율화에 실패하면서 상장이래 역대 1분기 기준 처음으로 적자전환하기도 했다. 기존에도 제네릭 위주의 제품군과 CSO 영업으로 인해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온 영향이 컸기 때문에 이번 공동판매로 비용이 확대될 우려가 피어나는 것이다.
 
알리코제약은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 15억원이 발생했다. 이는 직전연도 같은 기간에 3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해 악화됐으며, 2018년 상장한 이후 역대 1분기 기준 처음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는 매출이 소폭 줄어든 가운데 각종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알리코제약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44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간(476억원)보다 6.72% 감소했다. 큰 비중을 차지하던 뇌혈관질환용제의 매출이 같은 기간 61억원(12.75%)에서 59억원(13.4%)으로 감소했으며, 기타로 분류되는 제품들의 매출도 262억원(55%)에서 199억원(44.88%)으로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매출 감소 폭은 적지만, CSO 영업과 제네릭 위주의 제품군 등으로 인한 비용 확대가 실적 악화에 무게를 실은 걸로 분석된다. CSO 영업은 판매 대행 업체에 영업을 맡기기 때문에 실적에 따른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특히 제네릭 의약품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영업이 어려워 수수료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알리코제약의 올해 1분기 마케팅수수료와 지급수수료의 영업비용 대비 비율은 각각 47.31%(211억원), 1.13%(5억122만원)를 차지했다.
 
외주가공비도 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알리코제약이 판매하는 상품은 외주를 통해 제작돼 판매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외주가공비로 73억원(영업비용 대비 17.28%)을 사용했지만, 올해는 100억원(22.37%)까지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알리코제약의 매출원가율은 38.92%(185억원)에서 45.8%(203억원)로 늘었고, 올해 1분기 판매비와 관리비율(55.46%, 246억원)도 직전연도 같은 기간(52.79%, 251억원)보다 높아지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이에 알리코제약은 올해 하반기부터 자체적인 운영비와 판매비와 관리비 등 비용효율화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알리코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보령과의 공동판매 계약에 대한 수수료 비율은) 계약상 공개할 수 없지만 안 좋은 조건은 아니다"라며 "최근 제약업계 전반적으로 원자재의 유통이 잘 안되다 보니 품절 문제가 발생하면서 매출과 비용에 영향을 미쳤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자체적으로 판매비와 관리비 등을 줄여가면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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