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해상운임에 체력 약한 중소기업 '흔들'
SCFI 12주 연속 상승…지난해 대비 3배 뛰어
수출입 중기 부담…대기업보다 영향 커
2024-07-02 15:44:19 2024-07-02 17:23:5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국제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중소기업들이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원자재를 주로 수입하는 기업, 완제품을 수출하는 기업 모두 운임비 상승으로 인해 부담이 늘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최근 파나마·수에즈 운하의 통행 차질로 인해 해상 운임은 지속 상승하고 있습니다. 파나마 운하 통행 차질은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수량 부족, 수에즈 운하의 통행 차질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으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수에즈 운하는 유럽과 아시아를 통로이기에 이곳이 막히면서 해상 운임이 급등하고 있는 것입니다.
 
해외로부터 원자재를 수급하며 해상운송을 주로 이용하는 도료업계, 제지업계, 건자재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특히 수입과 수출을 모두 하는 기업의 경우 운임 상승에 다른 부담이 더 큰 상황입니다.
 
제지업계는 펄프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완제품을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해상운임 여파를 이중으로 겪는 셈입니다. 환율과 유가 영향도 많이 받는데 해상운임까지 겹쳐 악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홍해사태와 지난 3월 미국 최대 수출입항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 대교 붕괴 후폭풍으로 펄프를 수입하는 컨테이선이 우회로를 찾는 과정에서 운항거리가 길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1일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8일 기준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3714.32로 집계됐습니다. 전주 대비 6.87% 오른 수치이며, 지난 3월29일 1730.98 이후 1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SCFI가 3700선으로 진입한 것은 2022년 8월 이후 약 2년 만입니다. 지난해 SCFI가 1000선에서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3배 넘게 상승한 것입니다.
 
도료업계 관계자는 "해상 운임이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이상 오른 것이 사실"이라며 "원재료 부담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도료업계는 원재료 가격 모니터링, 원자재 재고분 조절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해상운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운임 상승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게 더 큰 문제로 이어집니다. 자금력과 물량이 적은 중소기업 특성상 장기계약이 어렵고 협상력도 떨어집니다. 재고분도 넉넉히 확보하지 못한 경우 폭등한 단기운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소기업들이 실제 운임 변화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관련 사업부서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당분간 해상운임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되면서 중소기업들의 압박도 더 커질 전망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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