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빗장 풀린 레임덕
검찰동일체, 국정 몰락의 시작…김건희 등장 때마다 '궁중암투설'
2024-07-22 06:00:00 2024-07-22 08:02:43
'권력 사유화의 끝판왕·정권 몰락의 신호탄…' 고삐 풀린 공적 시스템 파괴. 민주주의 역주행. 유린당한 법치주의. '무능·무지·무도'가 여권 전체를 휘감았습니다. 베일에 싸인 비밀주의가 판쳤습니다. 모든 이슈마다 특별검사(특검)와 국정조사 등 비상한 해법만 난무합니다. 국정 곳곳에 벼랑 끝만이 도사리고 있는 셈입니다. 꼬일 대로 꼬인 국정 난맥상의 출구전략은 없습니다. 
 
예고된 '국정 파탄'…정점에 '검사동일체'
 
그 시작은 국가 권력의 사유화였습니다. 주체는 윤석열 대통령. 국가통수권자인 윤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검찰주의'를 꺼냈습니다. 취임 2년 차 때 검찰 출신 고위공직자만 183명(참여연대의 검찰 출신 고위공직자+검사·검찰수사관 외부 파견 현황·2023년 11월 14일 기준)에 달했습니다. 
 
서초동 권력의 핵심은 검사동일체. 본질은 법치의 외피를 쓴 무소불위 권력 행사. 검사동일체를 밑자락에 깐 그들만의 비밀주의. 윤석열정권의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암막의 리더십이자 횡행하자, 국정 시스템에 금이 갔습니다. 공유 리더십도 윤리적 리더십도 더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비뚤어진 도덕적 신념과 틀어진 자의 인식만이 판쳤습니다.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엔 음모론의 덫을 씌웠습니다. 일명 '채 상병 사건'(해병대 제1사단 일병 사망 사고)에선 런종섭 사태 등 엉성한 시나리오로 일관, 수사외압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임성근(전 해병대1사단장) 구명 로비에 놀아난 용산 게이트'라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 묵묵부답한 채 15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정치뿐만이 아닙니다. 의료대란에 불을 지른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임기 초 뒤집힌 만 5세 조기 취학과 주 69시간 근무제. '부실·졸속·밀실' 행정인 의대증원은 전형적인 정책 실패 교과서라는 오명을 떠안았습니다. 만 5세 조기 취학은 아동 발달을 무시한 강남 학부모 발상, 주 69시간 근무제는 노동자 경시에서 나온 전형적인 탁상공론입니다. 한·미·일 편향 외교를 앞세워 한반도 '최후 안전핀'(9·19 군사 합의)까지 뽑아버린 외치는 최악 중 최악입니다.
 
김건희 등장…박근혜 그림자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잊을만하면 툭 튀어나오는 무협지의 궁중 암투설. 그 중심에 있는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공직사회를 '3(밥값)·5(선물)·10(경조사비)' 법칙으로 이끈 일명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김 여사 앞에서 무너졌습니다.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건희권익위'로 전락했습니다.
 
그 사이 윤 대통령은 '김건희 지키기'의 최전선에 섰습니다.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을 담은 '김건희 특검법'엔 "정치공세"라고 일축했습니다. 거부권도 행사했습니다. 4·10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 친인척 감찰' 기능은 쏙 뺀 채 민정수석실을 부활했습니다. '김건희 일가 지키기'만큼은 진심인 셈입니다. 
 
어디 이뿐입니까. 김 여사는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도 난데없이 껴들었습니다. 용산 대통령실 공식 라인을 건너뛴 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가감 없이 문자를 보내는 영부인. 취임 초부터 김 여사와 묶인 무속인 천공의 그림자. V(대통령)1을 넘어 V0로 불리는 김 여사. 박근혜정권 때 등장한 '서열 1위 최순실·2위 정윤회·3위 박근혜'의 데자뷔 아닌지요.
 
윤 대통령님, 차라리 부작위 하십시오. 비아냥이 아닙니다. 역대 정권마다 작위의 흔적을 지우면서 업적이 된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헌정사 첫 문민정부를 연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치군인과 손잡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하나회 척결의 대서사를 썼습니다. 당선 전 전두환·노태우 특별사면을 건의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치보복 유혹에 휘둘리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 동원을 거부했습니다. 팬덤 정치에도 휘둘리지도 않은 결과, 이라크 파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꾀했습니다. 역설적으로 권력은 절제의 힘에서 파생합니다. 부작위 여백을 국정에 허용하지 않는 순간, 기다리는 것은 단 하나. 그것뿐입니다.
 
최신형 정치정책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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