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중소증권사 생존기)②다올투자증권, 몸집 줄이고 '버티기 전략'
고강도 익스포저 줄이기에도 수익성 회복 아직
체력 보강하려 우리지주와 계열사 매각 협상도
건전성 회복, 오피스텔 분양 시장 정상화에 달려
2024-09-13 06:00:00 2024-09-1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7:1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증권업계는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실적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대형사는 흑자 기조가 이어진 반면, 중소형사는 상반기 증시 회복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실적이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큰 탓이다. 부동산금융을 통해 투자금융(IB) 역량을 키워왔지만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중소증권사 현황을 점검하고 위험성과 회복 가능성을 진단해 미래를 가늠코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다올투자증권의 고된 버티기가 이어지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고금리 시기 전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지난 2022년부터 이어진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뼈를 깎는 체질 개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고금리 후순위채 발행과 해외 계열사 매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다올투자증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 불황 직격…사업포트폴리오 전환 나서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에서 당기순손실 217억원, 영업손실은 324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대손비용 감소로 83억원의 분기 흑자에 성공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에 따라 증권 257억원, 저축은행 83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며 상반기 실적은 적자 전환됐다.
 
(사진=다올투자증권)
 
실제 다올투자증권은 2022년부터 이어진 부동산 불황의 직격탄을 맡은 증권사로 꼽힌다. 특히 같은 해 4분기부터 2023년 3분기까지 회사 전체 수수료수익의 80% 내외, 순영업수익의 50% 내외를 차지하는 부동산 금융이 막히면서 4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다올투자증권은 고강도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작했다. 채권 매각과 상환 등을 통해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을 감축했다. 특히 브릿지론의 경우 2022년 말 2100억원에서 지난 상반기 기준으로 1100억원 대까지 줄였다.
 
지난해 신설된 S&T(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과 에쿼티(Equity)파생본부를 신설했고, 채권본부와 FICC(채권·외환·파생상품)본부를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이어갔다. 실제 올 2분기 다올투자증권의 영업수익 내역을 살펴보면 자기매매가 2571억원으로 전체 3900억원 중 65.9%를 차지했고 기존 부동산금융 중심의 투자중개는 665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윤재성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다올투자증권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익스포저 감축 노력과 충당금 적립을 진행해 왔다”라며 “하지만 그간 다올투자증권의 성장을 이끈 부동산금융 부문 회복까지는 수익창출력에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회복까지 버티기 돌입…체력 '관건'
 
결과적으로 다올투자증권의 정상화는 부동산 경기 회복에 달렸다는 평가다. 부동산 경기가 정상화될 때까지 버틸 체력이 관건인 셈이다. 이를 위해 다올투자증권은 이달 중 2000억원 규모 무보증 후순위 사모사채를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NICE신용평가는 다올투자증권의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Negative(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발행되는 후순위사채의 금리는 8% 내외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비교적 높은 금리로 이자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유동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다올투자증권은 비주력 자회사도 매각한다. 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계열사인 태국법인 매각협상을 우리금융지주와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매물은 Daol Securities (Thailand) PCL의 지분 78.86%로 해당 회사는 태국 현지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 리츠펀드 등을 맡는다.
 
매각 대금은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금융지주가 2125억원에 인수한 다올투자증권의 계열사 다올인베스트먼트 장부가액이 685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자산 규모 1166억원의 태국법인 매각가는 이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오피스텔 분양시장 훈풍…회복 기대감 '솔솔'
 
다올투자증권의 부동산금융 회복은 오피스텔 분양시장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다올투자증권 올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부동산 익스포저 중 상당수는 오피스텔 사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던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이제는 바닥에 근접해간다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변동률이 0%다. 앞서 해당 지표는 고금리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2022년 9월부터 2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고 한국은행도 비슷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피스텔 분양시장도 점진적인 회복세를 띠는 분위기다.
 
거래량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플래닛이 내놓은 '6월 전국 부동산 유형별 매매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6월 국내 오피스텔 매매거래량은 3042실로 전월 대비 7.4%, 전년 동월 대비 19.1%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중소형사 건전성은 결국 국내 분양시장의 회복 여부에 달렸다”라며 “분양시장이 회복 국면에 들어선다면 충당금 적립 부담을 덜 수 있고 수익성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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