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옵션 행사·자본성증권 발행…보험사 지급여력 무한루프
하반기 콜옵션 도래 9400억원…자본성증권 발행 1분기에만 4.7조
2025-05-14 14:46:28 2025-05-14 14:46:28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을 상환하기 전 유사한 조건의 증권을 다시 발행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급여력비율(K-ICS) 유지를 위한 조달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자본 운용이 '무한루프'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2025년 하반기까지 콜옵션 시점이 도래하는 보험사의 자본성증권 규모는 9382억원에 달합니다. 신종자본증권이 7532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콜옵션은 보험사가 일정 시점에 자본성증권을 조기상환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보험사의 선택이지만, 행사 요건은 지급여력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 이상을 유지해야 합니다. 보험사들은 상환 이후 지급여력비율이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점에 맞춰 자본성증권을 새로 발행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올 1분기 보험업권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는 4조7250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신규 자본성증권 발행이 직접적인 콜옵션 대응은 아니지만 지급여력 능력을 나타내기 위한 중요한 수단입니다.
 
콜옵션 미행사는 법적 제재는 없지만 시장에서는 유동성 경색이나 자본 여력 부족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신용등급 하락이나 조달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보험사들은 상환 가능성을 시장에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본성증권을 재차 발행하는 순환 구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본의 외형은 유지되지만 내용물은 변하지 않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는 만기 5년이 지나면 자본 인정 비율이 해마다 감소합니다. 그에 따라 자본으로 계속 인정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발행이 사실상 불가피한 구조입니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기본자본 중심으로 지급여력비율을 평가할 방침입니다. 자본 총량보다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이나 이익잉여금 중심의 평가체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전히 자본성증권 의존도가 높아 실질적인 자본 내실 확충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시장 금리나 투자 수요에 따라 자본 조달 여건이 악화될 경우 반복 구조에 의존한 자본 전략은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중장기적으로 내부 유보 확대와 자본구조 재설계를 병행하지 않으면 지급여력 유지를 위한 외부 조달 의존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콜옵션 행사는 지급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며 "지급여력비율을 방어하는 동시에 자본 내실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