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대형 화재…유독가스 확산에 주민 대피까지
화재 13시간 넘게 이어져…3명 중상
2공장 70% 전소…진화 수일 걸릴 듯
공장가동 중단…생산 차질 불가피할듯
2025-05-17 20:16:42 2025-05-17 20:16:42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13시간 넘게 이어지며 피해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직원 1명과 소방관 2명이 부상을 입었고, 도심에 위치한 공장에서 발생한 유독 가스가 확산되면서 인근 지역 주민들의 대피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화재 진압에 며칠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호타이어가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면서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서 발생한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가 인근 주택가로 퍼지자 행정 당국이 대피소를 마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7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소촌동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이 화재로 20대 남성 직원 1명이 다리를 크게 다쳐 건물에 고립됐다가 구조됐으며, 50대 소방관은 얼굴에 화상을, 30대 소방관은 머리에 상처를 입는 등 총 3명이 다쳤습니다.
 
도심에 위치한 공장의 대형 화재로 유독가스가 빠르게 확산되자, 광주시와 광산구는 인근 주민 보호에 나섰습니다. 광주여자대학교 체육관에 400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피소를 마련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인접 4개 아파트단지 입주민(총 600세대)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대피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화재는 공장 내 고무 예열 장치에서 튄 불꽃이 주변 가연성 물질로 옮겨 붙으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직원들이 초기 진화를 시도했으나 불길이 급격히 번지면서 최초 발화 지점으로 보이는 건물은 붕괴가 시작됐고, 인접 건물로도 불이 옮겨 붙었습니다.
 
광주공장은 서쪽(2공장)과 남쪽(1공장)으로 나뉘는데, 이번 화재는 2공장을 중심으로 확산됐습니다. 축구장 5개 면적에 달하는 2공장의 약 70%가 이미 전소됐고, 나머지 30%도 소실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남쪽 공장으로는 아직 불이 번지지 않았지만, 샌드위치 패널 구조의 건물들이 밀집해 있고, 공장 내에 생고무 20t이 보관돼 있어 진화 작업에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소방당국은 오전 10시를 기해 국가 차원의 대응 조치인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진화 장비 149대, 인력 452명, 헬기 11대를 투입했으며, 다량의 인화성 물질이 공장 내에 적재돼 있던 점을 고려해 대구·전북·충남·전남·경남 등지에서 고성능 화학차 15대도 긴급 동원했습니다.
 
금호타이어는 이날 화재로 광주공장의 생산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생산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공장은 금호타이어의 국내 연간 생산 능력 중 약 58%를 담당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3만3000개의 타이어를 생산해 왔습니다. 이번 화재로 금호타이어의 올해 2분기 이후 실적에도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광주지역 완성차 공장 생산에는 큰 차질이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광주시에 따르면, 기아차 광주공장은 금호 외에도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등 복수의 업체로부터 타이어를 공급받고 있으며, 일정 수준의 재고도 확보한 상태입니다. 다만,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일본으로 수출 예정인 전기차 400대에는 금호타이어 제품이 사용돼 일부 차질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화재 진압이 완료 되어야지만 생산을 재개할 수 있는 만큼 피해 규모 및 생산 이전 등은 추후에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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