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IPO 시동…'몸값 10조' 시장 설득 과제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서 발송…밸류 시험대 올라
2025-08-25 16:40:52 2025-08-25 18:05:50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무신사가 상장 준비에 공식 돌입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무신사가 이제는 '10조원 기업가치'를 거론하며 자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IPO를 두고 '과도한 기대'와 '유통업계 지각변동' 두 시선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최근 주요 증권사들에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습니다. 이미 외부 감사인 지정과 사외이사 선임 등의 절차를 마쳤으며, 이번 RFP 발송으로 상장 준비가 본격화됐습니다. 무신사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확장을 위한 타당성 검토 과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무신사가 마지막으로 투자 유치를 받은 2023년 시리즈C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3조5000억원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몸값은 10조원 안팎이죠. 불과 2년 만에 3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입니다. 
 
문제는 실적 대비 기업가치입니다.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1조2427억원, 영업이익 1028억원을 기록했는데요.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점은 의미 있지만, 시가총액 2조원대의 이마트가 연매출 29조원을 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조원 밸류는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신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한 성장 스토리 때문인데요. 자체 브랜드(PB) '무신사스탠다드'는 합리적인 가격과 오프라인 매장 확장 전략을 통해 매출을 크게 끌어올렸죠.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의 경우 중고 거래의 무료 수수료 체계를 유료 모델로 바꾸며 수익 구조 개선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패션몰을 넘어 브랜드 제작·유통·재판매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경쟁력입니다. 
 
"10조 몸값, 검증 필요"…시장 기대와 현실의 간극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해외 진출에 활용될 전망인데요. 무신사는 이미 일본 법인을 설립했고, 올해에는 중국 법인도 세웠습니다. 홍대, 성수, 강남 등 주요 오프라인 매장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지로 자리매김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확장에도 기여하고 있죠. 
 
무신사 스탠다드 성수점. (사진=무신사)
 
다만 아시아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일본에는 조조타운, 중국에는 타오바오·징둥 같은 강력한 현지 플랫폼들이 존재하죠. 무신사가 국내에서 쌓은 성공 공식을 해외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신중한 시각도 존재합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무신사의 성장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글로벌 확장에서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는 10조원 밸류를 시장에서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다"며 "시장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무신사 IPO, 밸류에이션과 글로벌 확장의 이중 과제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무신사의 IPO가 단순한 상장 이벤트를 넘어, 유통업계 판도를 바꾸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온라인 네이티브 기업인 무신사가 플랫폼, PB, 리셀을 결합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시장에서 인정받게 된다면,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유통사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무신사의 IPO는 두 가지 측면에서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열 논란 속에서도 '10조원 몸값'을 실제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그리고 확보한 자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그 관건입니다. 
 
업계와 전문가는 무신사가 단순한 패션몰을 넘어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면, 한국 유통업계는 새로운 경쟁 질서를 맞이하게 될 것이고, 반대로 글로벌 확장에서 고전하게 된다면 10조원 몸값은 허상으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동종업계 한 관계자는 "무신사가 IPO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밸류에이션 거품' 논란은 상장 후 주가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과거 일부 유니콘 기업들이 IPO 이후 주가 폭락으로 신뢰를 잃었던 사례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무신사의 IPO는 단순한 자금 조달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본격적인 전환점으로 볼 수 있는데 과거처럼 마니아 층에 집중하는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금은 PB 확대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실탄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란은 분명 존재하지만, 시장에서 10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으려는 시도 자체가 의미 없지는 않다"며 "무신사의 IPO는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는 실적과 해외 시장에서의 확장성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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