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총력 다했다"
취임 후 두 번째 시정연설…APEC 성과 보고
728조원 슈퍼 예산…'AI 시대' 대전환 드라이브
"총성 없는 전쟁 이제 시작"…여야에 협조 요청
2025-11-04 17:40:09 2025-11-04 17:47:27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총력을 다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외교전의 소회를 밝히는 동시에, 728조원이라는 '슈퍼 예산'의 명분을 살린 건데요. 이 대통령은 재정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시대의 대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한·미 관세 타결에…"경제 불확실성 완화"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첫 본예산인 내년도 예산안 설명을 위해 국회의 협조를 요청하는 시정연설에 나섰습니다. 이는 지난 6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국회 제출에 이은 두 번째 국회 시정연설입니다. 
 
이번 시정연설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하는 '외교 슈퍼위크'를 성공적으로 마친 직후인 만큼 이 대통령의 발언에는 자신감이 묻어났습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의 전반부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하는 '실용외교'의 성과 보고에 할애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했다"며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국과 동등한 수준의 관세를 확보함으로써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원자력 추진 잠수함 핵연료 공급 협의의 진전을 통해 자주국방의 토대를 더욱 튼튼하게 다지고,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획기적 계기 마련으로 미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했습니다. 
 
APEC 정상회의 기간 엔비디아는 대한민국에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 같은 발표는 내년도 예산안의 핵심인 'AI 시대 대전환'의 기반이 됐습니다. 
 
이번 예산안은 올해보다 8.1% 증가한 728조원의 '슈퍼 예산'으로 국회 설득이 필요했는데, '신성장동력'으로 AI 대전환을 제시한 겁니다. AI 예산에는 총 10조1000억원이 편성됐고, AI·콘텐츠·방위 산업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연구개발(R&D) 투자도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원으로 구성했습니다. 향후 5년간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은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는 데 뒷받침할 예정입니다. 
 
이 대통령은 "단 한 푼의 예산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27조원 규모의 지출을 삭감했다는 사실도 부각했습니다. 
 
AI와 R&D 투자에 방점을 찍은 내년도 예산안에는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 격인 '기본사회'에 대한 방안도 담겼습니다. 이 대통령은 "저소득층의 안정적 소득 기반 마련을 위해서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인 6.51% 인상해 생계급여를 4인 가구 기준 매월 200만원 이상 지원하도록 하겠다"면서 "국민 모두 생계와 생명의 위기 앞에 홀로 남겨지지 않는 기본이 튼튼한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영 안정 바우처 지급과 24조 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지원도 확실히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날 국민의힘은 특검의 추경호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 청구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시정연설을 보이콧하며 의미를 퇴색시켰는데요. 이 대통령은 "허전하다"고만 짧게 이야기했습니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의 오후 브리핑에 따르면 시정연설 직후 야당 대표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국민의힘 측에서 호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관련해 대통령실은 "국회가 민생을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주길 당부한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APEC 회의 성공을 축하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른 펌프 방치하면 가뭄만"
 
이 대통령은 여야에 초당적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난 한 주 숨 가쁘게 이어진 정상외교 일정이 매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면서도 "그러나 이제 시작이다. 자국의 이익을 지키려는 '총성 없는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국회에도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 대한민국 대전환의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국회의 초당적인 협력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면서 "물 한 바가지 아껴보겠다고 마른 펌프를 방치하면 가뭄의 고통만 길어질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한 겁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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