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이진하 기자]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은 사과 메시지를 둘러싸고 당 내부에서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특히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 소속 김용태·김재섭 의원 등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외연 확장을 위해서는 계엄에 대한 사과와 반성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당 지도부 인사들은 민주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잃게 될 것이라며 사과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특검 수사 규탄대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을 떠났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내 소장파인 김용태·김재섭 의원은 27일 당 지도부가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잇따라 주장했습니다. 김용태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도부가 12월3일에 반성과 사과의 메시지를 내기를 기대하는 의원들이 많다"며 "거듭 말씀드리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지도부가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재섭 의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비상계엄 1주년에 사과와 반성의 의미가 들어간 성명을 내는 데 참여할 것인가' 묻는 사회자의 말에 "당연히 참여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성명에 동참하는 인원은 10명이 넘어갈 수도 있다고 있고, 최소한 원내 교섭단체 수준으로는, 그러니까 한 20명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국회 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사과를 5번 하면 어떻고 100번 하면 어떻겠느냐"며 "국민에게 닿을 때까지 진심을 담은 반성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과에 대해 부정적입니다. 오히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회의에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먼저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은 ‘정권몰락이자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거대 여당은 이번에도 힘으로 가결을 밀어붙일 것"이라며 "46년 전과 똑같은 나비효과가 다시 일어나 이재명 정권의 생명을 단축하는 정권 몰락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민주당을 향해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김영삼 국회의원의 제명이 1987년 민주화로 이어지는 거대한 역사의 출발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와 함께 장 대표는 전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역구인 충청권을 찾아 정부와 여권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이번 발언에서는 반대 시위자들을 겨냥해 거친 표현이 사용됐습니다. 그는 충남 천안버스터미널 앞에서 "언제부턴가 집회를 할 때마다 쥐새끼들이 구멍을 파고 들어오고 있다"며 "이재명의 사주를 받은 저런 쥐새끼들이 더 이상 날뛰지 못하도록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장 대표 외에도 김민수 최고위원은 전날 충남 천안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서 "우리 보수 정당이 맨날 이렇게 꼬리 내려서 죄송하고, 이재명 같은 자를 대통령에 앉혀서 죄송하다"며 "이 정도 사과면 되겠느냐"고 주장했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에서 "단순히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주용·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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