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만 규제"…정부, 고영향 AI 기준·투명성 의무 구체화
일반 이용자 직접 규제 제외…"AI 기본법은 사업자 대상"
안전성·투명성 의무도 글로벌 기준 수준으로 설정
2026-01-21 14:38:36 2026-01-21 15:12:3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정부가 인공지능(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규제 범위는 고위험·고영향 AI에 한정되며, 일반 이용자에 대한 직접 규제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AI 활용에 따른 사회적 위험은 관리하되, 산업 전반을 위축시키는 과잉 규제는 피하겠다는 취지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일 AI 기본법 시행 대비 설명회를 통해 "AI 기본법은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법률"이라며 "AI를 악용한 개별 행위에 대해서는 성폭력처벌특례법, 정보통신망법, 표시광고법, 선거법 등 기존 법체계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달 20일 광화문 일대에서 AI기본법 시행 대비 설명회가 진행됐다. (사진=뉴스토마토)
 
정부가 정의한 고영향 AI는 단순히 기술 수준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지정되지 않습니다. 전력·에너지, 대출 심사, 채용, 교육, 교통, 먹는 물 관리 등 법에서 정한 특정 영역에서 활용되고, 사람의 기본권이나 생명·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며, 최종 의사결정 과정에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작동하는 경우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사람의 개입과 통제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고영향 AI로 보지 않는다"며 "현재 국내에서 명확히 해당하는 사례는 자율주행 레벨4 이상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AI 안전성 확보 의무와 관련해서는 누적 학습량 10의 26승(FLOPs)을 기준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AI 성능 발전에 따라 위험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을 전제로, 통제 불가능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기준이라는 설명입니다. 해외에서도 유럽연합(EU)은 10의 25승,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10의 26승 이상을 기준으로 고위험 AI를 특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장을 수개월간 가동해야 가능한 수준으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해외 모델을 활용하는 기업이나 일반 서비스 사업자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실제 규제 대상은 초거대 모델을 직접 학습·개발하는 글로벌 빅테크 수준으로 한정되며, 현재 기준을 충족하는 AI는 아직 없다는 점도 함께 명시했습니다. 
 
누적 학습량은 기업 내부 정보에 해당하는 만큼, 정부는 에폭AI(Epoch AI) 등 외부 연구기관의 잠재 추정치를 활용해 대상 여부를 1차 판단하고, 이후 AI안전연구소 등과 협력해 검증 절차를 거친 뒤 자료 제출을 요청하는 방식을 검토 중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완성된 모델을 API로 가져다 쓰는 구조는 규제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고영향 AI 판단 기준. (자료=과기정통부)
 
AI 기본법의 투명성 확보 의무는 AI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적용됩니다. 딥페이크 등 사회적 부작용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이용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해야 하지만, 일반 생성형 AI 결과물에 대해서는 가시적 워터마크뿐 아니라 비가시적 디지털 워터마크도 허용됩니다. 알림창이나 UI 안내 등 서비스 구조에 맞춘 고지도 가능하도록 해 기업의 이행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개인이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이용하는 경우에도 규제 적용 여부는 '사업자로서 제공 행위가 있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취미나 단발성 이용은 대상이 아니며, 이용자가 AI 생성물의 워터마크를 삭제하거나 개인적으로 활용하는 행위 자체는 AI 기본법상 직접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과기정통부는 "AI 기본법은 산업 전반을 규제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는 영역에 최소한의 기준을 세운 것"이라며 "국내 AI 기업이 글로벌 기준에 맞춘 신뢰 체계를 갖추는 것이 장기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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