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틀라스’가 쏘아올린 ‘일자리 논쟁’
2028년 미국서 로봇 대량생산 계획
노조 “합의 없이 1대도 현장 못 들여”
“생산성 높여 오히려 고용 확대 효과”
2026-01-26 15:26:48 2026-01-26 15:53:15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산업계 전반에 ‘일자리 논쟁’에 불이 붙고 있습니다. 당장 숙련공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에도, 휴머노이드 로봇이 본격적으로 제조 현장에 들어올 경우 노동자의 고용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잖습니다. 국내 산업계는 이미 로봇 활용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만큼, 아틀라스를 비롯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장 투입이 가속화할수록 고용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확산될 전망입니다.
 
현대차그룹이 'CES 2026'에서 선보인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왼쪽)이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로봇을 생산 현장에 투입하면 고용 충격이 예상된다”며 “노사 합의 없이 단 한 대의 로봇도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반발은 현대차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6’에서 아틀라스를 공개하고, 2028년까지 미국에 로봇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지어 대량생산 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데 따른 반응입니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연간 3만대의 로봇을 양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2030년까지 부품 조립 공정에 아틀라스를 배치한 뒤, 반복 작업과 중량물 취급 등 보다 복잡한 공정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노동계의 경계심이 커지는 배경에는 한국 산업의 높은 로봇 의존도가 있습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한국의 ‘로봇 밀집도 지수’는 노동자 1만명당 1012대로 세계 1위(2024년)입니다. 싱가포르(770대), 중국(470대), 독일(429대), 일본(419대)을 크게 웃돕니다. 실제 자동차산업뿐 아니라 조선·철강 등 중후장대산업 현장에서도 로봇 도입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이 가스 누출을 탐지하는 등 안전 순찰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로봇 도입이 곧바로 고용 감소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로봇 도입과 지역 노동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노동자 1000명당 로봇이 6.6대 늘어날 경우 고용률은 0.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비제조업 고용률도 0.47%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보고서는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 생산성을 높여 오히려 고용을 늘리는 효과가 더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제조업 상용직 고용률은 제조업 노동자 1000명당 로봇 6.6대가 추가 되면 상용직 고용률은 0.53%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이는 로봇 투입에 따른 제조업 전체 고용률 증가의 83%에 해당합니다. 로봇 도입으로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임시·일용직이 아닌 상용직이라는 의미입니다. 임금 역시 제조업은 1.85%, 비제조업은 0.8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로봇 도입을 둘러싼 노사 간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대차의 AI 로봇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글로벌 제조 경쟁에서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면서도 “기술 도입이 일방적으로 추진될수록 노동자들의 불안과 노사 갈등은 증폭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기업은 자동화를 추진하되 고용 전환과 재교육, 직무 재배치를 포함한 사회적 합의를 병행해야 하며, 노조 역시 기술 자체를 거부하기보다 혁신 과정의 공동 파트너로 참여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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