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미 무역협정 물꼬…AI·공급망 등 'MOU 10건'
수교 67년만 '전략적 동반자관계' 격상
한-브라질 4개년 행동계획 '로드맵' 채택
2026-02-23 17:26:36 2026-02-23 18:13:53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한국과 브라질이 수교 67년 만에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한 단계 격상하면서, 한국과 남미 간 무역협정 체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23일 정상회담을 통해 이 같은 내용에 대해 합의하고, 인공지능(AI)·공급망·농업 협력 등의 양해각서(MOU) 10건을 체결하며 양국 관계를 크게 진전시켰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공식 환영식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제협력 지평 확대"…남미 시장 개방 '공감대'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브라질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양국은 그동안 무역 투자와 우주, 방산 등에서 실질적 협력을 이끌어왔다"며 "오늘 두 나라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다시 격상하기로 한 만큼 경제협력 지평을 더 확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양국은 1959년 수교 이후 꾸준한 협력을 이어오다 이날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습니다. 이와 동시에 '한·브라질 4개년 행동계획'이라는 청사진을 채택하고, 정치·경제·실질 협력·민간 교류 등 포괄적 분야에서 협력해 가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핵심 광물, 환경, 우주산업, 문화,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으로 양자 협력을 넓혀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룰라 대통령 역시 핵심 광물과 관련해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니켈도 상당히 많이 매장돼 있다"며 "핵심 광물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화답했습니다.
 
양 정상은 서로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국과 남미 최대 경제공동체인 메르코수르(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 등) 간 무역협정 체결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도 뜻을 함께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메르코수르와 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협상을 진행했지만 상품시장 개방 등 핵심 쟁점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한 바 있습니다. 이날 양 정상은 관련 협상의 조속한 재개에 공감대를 이뤘고, 룰라 대통령은 무역협정 체결이 긴요한 과제라고 공감했습니다.
 
항공 분야에서의 공급망 협력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 수송기 제조에 우리 부품 기업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항공 분야에서도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이 진행 중"이라며 "차세대 민항기 공동 개발 등 한 단계 높은 수준의 협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대신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브라질산 소고기 수출을 위한 위생 검역 요건이 조속히 마무리된다면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충분히 설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한국은 구제역 등 질병을 이유로 브라질산 소고기 수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문화 및 인적 교류와 관련해 브라질 내 한국어 보급을 확대하고 양국 유학생 교류 규모도 키우기로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문화 교류와 관련해 "브라질 문화도 한국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 같은 보사노바 명곡은 많은 K-팝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브라질의 문화적 역량을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인공지능 기술 발전의 혜택을 모두가 함께 누리는 'AI 기본사회'의 비전을 설명하고, 복지와 경제의 시너지를 창출할 정책에 대한 양국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며 향후 구체적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AI부터 농업까지…분야별 실질 협력 체계 마련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AI·공급망·중소기업·보건·농업 등 10개 분야에서 MOU를 체결하고 분야별 실질적 협력 체계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우선 국제 경제·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양국 간 경제 협력 관계 증진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통상 및 생산 통합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위해 외교부 및 산업부 공동 주재하에 고위급 경제·무역관계 위원회를 설치하고 핵심 광물과 AI를 포함한 디지털경제 등 분야에 협력키로 했습니다 
 
농업 분야에서 체결한 3건의 MOU는 농업 대국인 브라질과 스마트팜 등 차세대 농업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브라질 농약 등록 인허가 기간을 기존 평균 8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양국의 농촌 경제를 호혜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우주·항공, 방산, AI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도 양국의 강점을 결합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하고, 연구개발 및 산업 협력 차원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또 양국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양국 간 경제·금융 대화를 신설해 다자 무대에서 협력하고, 거시경제 정책 공조에 논의하는 등 경제협력의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한·브라질 4개년 행동계획' 역시 구체화한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양국은 △정무 대화·협력 및 인적 교류 △경제·금융·통상·투자 △에너지·환경·탈탄소 △과학·기술·혁신 △문화·교육 협력 등 5개 분야로 행동계획을 설정하고 이를 2029년까지 이행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이를 위해 양국 간 고위급 상호 방문을 강화하고, 외교차관급 한·브라질 고위정책협의회를 연례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또 각 분야의 교류·협력 방안을 항목별로 구체화했습니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오는 4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민주주의 수호 회의'에 초청했는데요. 그는 "1980년대 오랜 투쟁과 저항의 과정을 거쳐 우리는 민주화를 이뤄냈고, 40여년이 지난 지금 다시 '쿠데타 시대'라는 도전에 직면했다"며 "그러나 시험대 위에서 굳건함과 회복력을 분명히 입증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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