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홈플러스 회생 연장에도…입점 상인들 "불안감 여전"
두달 내 '핵심 자산 분리 매각'…기대감·회의론 '공존'
유동성·경영정상화 관건…임금, 납품대금 지연 '계속'
입점 업체 "매출 실적, 지난해보다 반토막 이상 줄어"
급한 불 껐지만, 긴급자금 수혈 '뇌관'…해법은 '아직'
2026-03-04 16:51:30 2026-03-04 17:58:55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이혜지 수습기자]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이 두 달 연장됐지만, 입점 상인과 내부 직원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급한 불은 껐다'는 안도감 속에서도 회생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품 수급과 매출 회복이 지연되면서 입점 상인과 직원들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당장 청산될 위기는 모면했지만 그래봐야 시한부 생명 연장에 불과하다는 부정적 시각이 팽배합니다. 홈플러스 경영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추가 긴급운영자금(DIP) 확보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 매각 등 핵심 과제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추가 자금조달의 어려움, 핵심 자산 분리매각 난항, 직원 급여 연체, 납품 대금 지연 등 불확실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이 5월4일까지 연장된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죠.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는 인력 감축 방식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직원 A씨는 "정년퇴직자가 나가도 새로 사람을 뽑지 않고, 공채 출신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 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월급을 반씩 나눠 주는 방식으로 버티게 하면서 인원을 줄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따르면 임금은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해야 하며, 미지급 시 사용자는 연 20% 지연이자와 함께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처벌을 받습니다.
 
앞서 지난해 3월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이달 4일까지였습니다. 이번에 서울회생법원이 기간을 연장한 배경에는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상환청구권을 포기하면서 1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을 투입해 경영정상화 의지를 보인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습니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은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이지만 법원이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최장 6개월 연장할 수 있습니다. 홈플러스가 최대 난제로 꼽히는 유동성을 확보해 경영정상화를 이행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문제는 최근 홈플러스의 실적 악화와 심각한 경영난을 고려하면 한 차례 연장된 회생계획 가결 기간인 5월 이후 추가 기간 연장 없이 회생절차 폐지 수순에 접어들어 기업 청산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4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월드컵점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입점 상인 "본사 결제 안 돼 물건 안 들어와"
 
홈플러스 내부 직원들도 기대감과 불안감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홈플러스 월드컵점에는 장을 보러 나온 손님들이 드문드문 오갔지만, 입점 상인들의 표정에는 수심이 묻어났습니다.
 
매장 내 직원 B씨는 "고객 수가 80% 줄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본사에서 결제를 안 해줘서 물건도 그만큼 안 들어온다"며 "내일 문을 닫아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술과 밀가루 순으로 상품이 제때 들어오지 않고 자체 브랜드(PB) 상품도 제때 납품이 안 된다고 했습니다. 두 달 연장 소식과 상관없이 너무 힘들다며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닭강정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C씨는 "매출이 1년 전의 10% 수준밖에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는 현재 상황에 대해 진퇴양난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닭강정을 판매할 때도 손님들이 더 깎아달라고만 한다"며 "원가도 안 나오는데 울며 겨자 먹기로 팔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월드컵경기장 인근이라는 특성상 경기가 있을 때 손님이 몰리기도 하지만, 높아진 물가 탓에 구경만 하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더 많다고 했습니다.
 
회생 연장 소식을 전하자 그는 "여전히 우려스럽다"면서도 "잘됐으면 하는 희망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옆 어묵 가게를 가리켰습니다.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들어온 지 1년도 안 됐는데, 희망을 안고 시작했을 텐데, 지금 상황이 너무 안 좋아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임대 빵 가게에서 일하는 직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직원 D씨는 "마트에 물건이 없으니 오가는 손님이 줄고, 매출도 절반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직원들 월급 줄 돈도 없어서 사장님이 가게를 접을까 고민하신다고 하셨다"고 전했습니다. 두 달 연장 소식에도 "마트에 물건이 들어와야 사람이 오는데, 상품 수급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두 달 연장은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어 "1+1 행사나 50% 할인을 해도 손님이 오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홈플러스 월드컵점 주류 매대. (사진=뉴스토마토)
 
"청산 모면했지만…임금체불 현재진행형"
 
노조도 완전히 안심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이종대 홈플러스 일반노조 위원장은 "어제 법원이 실질적으로 청산을 결정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임금체불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그는 "1월 급여는 두 차례에 나눠 지급됐지만, 2월 명절 상여금과 2월 급여는 아직 미지급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홈플러스 노조 측은 밀린 임금 지급과 관련해 아직 회사와 구체적으로 논의된 부분이 없고, 4일에 500억원, 11일에 500억원이 들어오는 것으로 전달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긴급자금 1000억원 사용처에 대해 오늘까지 회사 측에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임금도 중요하지만, 임금체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영업에도 차질이 생긴다. 거시적으로 보면 홈플러스 정상화가 우선돼야 상품 납품도 원활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고객이 다시 찾아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간 연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진단합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연장은 했지만 이전과 달라진 점이 별로 없다"며 "막대한 자금 투입도, 과감한 구조조정도 없이 시간만 번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매각으로 2000억~3000억원이 나온다고 해도 회생에 충분한 자금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했습니다. 이 교수는 "추가 투자나 실질적인 구조조정 없이는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회생 연장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현장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상품 납품 정상화 없이는 손님도, 매출도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 입점 상인들의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남은 두 달, 홈플러스가 진짜 회생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사진=뉴시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혜지 수습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