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이 시행되면서
카카오(035720) 공동체 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카카오 노조는 자회사 디케이테크인의 고용불안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카카오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업 확장을 위해 계열사를 늘려온 카카오가 최근 신사업 중심의 구조 정리에 나서는 가운데, 노란봉투법 시행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립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12일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디케이테크인에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은 카카오"라며 "디케이테크인 구성원들의 고용불안을 더 이상 방임하지 말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습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12일 판교 카카오 아지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디케이테크인은 카카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입니다. 2015년 8월 설립돼 카카오 공동체 플랫폼에 필요한 시스템통합(SI)과 정보통신(IT)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품질관리(QA) 계약 종료를 이유로 소속 조합원들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습니다. 노조는 40명가량이 대상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10년 이상 카카오 QA 업무를 수행하며 서비스 품질을 책임져 온 핵심 인력임에도 고용안정 대책 없이 사직을 강요했다"며 "카카오 공동체가 강조해 온 책임경영과 상식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노조는 카카오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서 지회장은 "경영 판단에 따라 사업 구조가 바뀔 수는 있지만 그 결정이 노동자의 삶을 흔든다면 그에 대한 책임을 함께 져야 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자 최소한의 경영 윤리"라며 "하지만 카카오 경영진 누구도 이번 권고사직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원청이나 지배기업 등 노동조건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에도 교섭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입니다. 이에 따라 모회사가 자회사 노동자 문제에서도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서 지회장은 "노동조합법 개정은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한 사회적 요구에서 출발했다"며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라면 그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법과 사회가 확인한 원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카카오 노조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디케이테크인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대응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입니다.
디케이테크인을 시작으로 카카오 공동체 내 노사 갈등이 확대될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비핵심 사업 정리를 통한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50여개에 달했던 계열사는 2024년 말 120개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정 대표는 지난해 10월 주주서한에서 "현재 98개인 계열사를 올해 안에 80개 수준까지 줄이고 인공지능(AI) 중심 신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AXZ 매각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계열사 정리와 매각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고용 안정 문제가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플랫폼 기업의 계열사 중심 사업 구조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새로운 노사 갈등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카카오 노조는 "그동안 서비스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며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이 바로 노동자"라며 "책임을 피하는 경영이 아니라 함께 지속 가능한 길을 만들어가길 카카오에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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