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안정 나몰라라…글로벌 프랜차이즈 ‘가격 줄인상’
버거킹·맥도날드·맘스터치·KFC…모두 가격 ↑
라면·식용유 내리는데, 외국 프랜차이즈 엇박자
업계 "외국계 외식업만 물가 압박 비껴가나"
2026-03-17 16:19:00 2026-03-17 16:28:40
버거킹은 지난달 12일부터 대표 메뉴인 와퍼 단품 가격을 7200원에서 7400원으로, 프렌치프라이를 2200원에서 2300원으로 올렸다. 한국맥도날드와 맘스터치, KFC 등 외국계 프랜차이즈 역시 지난 2월부터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정부가 민생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글로벌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가격인상에 나서며 정부 기조와 충돌하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버거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2월부터 3월 초까지 주요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외식 부담이 가중됐습니다.
 
정부가 라면 한 봉지 가격을 낮추겠다며 국내 식품기업들을 줄 세워 간담회를 여는 사이, 한편에선 동시다발적으로 가격표를 상향 조정한 겁니다. 이에 업계에선 국내 기업에는 민생을 명분으로 가격인하를 압박하면서, 글로벌 브랜드의 인상엔 속수무책인 상황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버거킹·맥도날드·맘스터치·KFC '릴레이 인상'
 
17일 업계에 따르면 버거킹은 지난달 12일부터 대표 메뉴인 와퍼 단품 가격을 7200원에서 7400원으로, 프렌치프라이를 2200원에서 2300원으로 각각 올렸습니다. 한국맥도날드도 지난달 20일부터 단품 기준 35개 메뉴 가격을 평균 2.4% 인상했습니다. 빅맥 단품은 5500원에서 5700원으로, 불고기버거는 36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랐습니다. 
 
맘스터치도 3월1일부터 단품 기준 43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습니다.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 단품은 4900원에서 5200원으로, 후라이드빅싸이순살은 1만19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탄산음료는 라지(R) 사이즈 기준 1600원에서 1900원으로 각각 올랐습니다. 
 
맘스터치는 2025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8개월간 계육 및 원부재료 인상분 약 96억원을 본사가 부담하며 공급가와 판매가를 동결해왔지만, 누적된 원재료비와 물류비 상승, 고환율, 인건비 부담이 지속되면서 결국 가격 조정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버거킹과 맥도날드에 이어 KFC코리아가 운영하는 멕시코 음식 브랜드 타코벨도 타코 단품·세트·나초 등 9개 메뉴 가격을 최소 100원에서 최대 1000원 올리며 인상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KFC도 오리지널치킨을 포함한 치킨 메뉴 총 23종의 가격을 인상하면서,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상 흐름이 확산되는 모습입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원가 압박을 가격인상의 이유로 내세웁니다. 주요 식자재 가격이 상승한 데다 고환율 기조와 인건비 부담이 겹치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입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등 매장 운영 전반에 걸친 비용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며 업계 전반에서 내부 노력만으로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며 "특히 프랜차이즈업의 특성상 고객은 안정적인 서비스와 품질을 기준으로 소비하는 만큼, 시장 상황과 고객 인식을 고려해 신중하게 내려진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 물가정책 '무용지물'…글로벌 프랜차이즈는 역행 중
 
인상 행렬은 현 정부의 민생 물가 안정 기조와는 결을 달리합니다. 정부는 올 들어 라면·제과·식용유 업계를 상대로 연쇄 간담회를 열고 원재료 가격인하 효과를 소비자가에 반영하도록 압박해왔습니다. 그 결과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라면 4개사는 총 41개 제품의 출고가를 오는 4월부터 최대 14.6%까지 낮추기로 했습니다. 
 
식용유와 과자 가격도 일부 인하되는 등 가공식품 업계를 중심으로 가격인하 도미노가 시작됐습니다. 앞서 제빵 업계인 파리바게뜨는 일부 빵 제품 가격을 100원에서 1000원까지 인하하고, 다음달 중 1000원 가격의 크루아상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뚜레쥬르도 단팥빵·밤식빵 등 빵류 16종과 케이크 공급가를 평균 8.2% 인하했습니다.
 
한 소비자가 대형마트 라면 매대를 둘러보고 있다.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라면 업계는 지난 12일 총 41개 제품의 출고가를 오는 4월부터 기존보다 최고 14.6%까지 낮추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이 같은 흐름을 언급하며 지난 1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식용유·라면 생산업체들이 내달 출고분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최대 두 자릿수까지 인하한다고 보고받았다"며 "국민의 물가 부담 완화와 민생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민생 물가 안정 의지를 재차 천명한 셈입니다.
 
하지만 가공식품 업계가 정부의 요청에 가격을 낮추는 흐름을 보이는 것과 달리, 외국계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별다른 눈치 보기 없이 가격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그러나 현재 외국계 프랜차이즈에 대한 직접적인 가격 규제를 압박하긴 어렵습니다. 정부 정책이 외국계 기업에는 무력화된다는 '이중 잣대' 구조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기업들은 정부와의 간담회나 여론 부담 때문에 가격 조정 압박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지만, 외국계 외식 프랜차이즈는 상대적으로 이런 압박에서 자유로운 편"이라며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이 국내 기업에만 더 강하게 작동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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