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국내 유통 생태계가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 채널로 확장, 재편됐지만 이를 규율할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련 규제 법안 발의는 단 '1건'에 그쳤습니다. 업계에선 시장 변화 속도를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투표법 전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사진=연합뉴스)
유통시장 온라인 중심 재편…따라오지 못하는 법령
산업통상부의 '2025년 연간 및 12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26개 유통업체의 업태별 매출 비중에서 온라인이 59%를 차지했습니다. 2015년 14%에서 4배 이상 증가한 수준입니다.
주요 유통업체의 연간 성장률도 6.8%를 기록했습니다. 오프라인의 연간 매출 증가율은 0.4%에 그친 반면, 온라인은 11.8%에 달했습니다. 특히 온라인의 연평균 성장률은 10.1%로 집계됐습니다.
온라인 유통업체의 성장세와 달리 법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대규모유통업법(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지난 2011년 제정 당시 오프라인 유통 환경을 기준으로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중개업체의 불공정 거래 등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대규모유통업 관련 법안은 총 31건 발의(3월27일 기준)됐습니다. 이중 온라인 유통업체 규제와 관련된 개정은 김동아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4월 대표 발의한 1건이 유일합니다.
해당 법안은 쿠팡 등 온라인 플랫폼 중개업자를 대규모유통업자로 규정해 현행법 일부를 적용하는 게 핵심입니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 1조는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 또는 매장임차인이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오프라인 유통업자에 초점이 맞춰진 셈입니다.
반면 김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 이용사업자'를 추가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제12조를 신설해 온라인 중개거래 플랫폼 이용사업자의 개념도 명시토록 했습니다.
문재호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칼 빼든 공정위…하반기 방향 '가시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도 급변하는 유통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에 나설 예정입니다. 연구 용역 추진 및 (법안) 전면 개정과 부분 개정 방안을 비교· 검토할 계획입니다. 이르면 하반기 중 연구 용역 결과를 통해 대규모유통법 개정 방향이 가시화할 전망입니다.
공정위는 현재 가격 경쟁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대규모 유통 중개업체 등이 납품업체에 전가하는 행위를 핵심 문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광고 및 프로모션 비용 강요, 데이터·정보 구매 요구, 무료 반품 비용 전가 등도 불공정 거래 관행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종우 남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는 "온라인 유통을 별도의 영역으로 정의하고, 거래액 중심 구조 등 산업 특성을 반영한 기준 정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그는 "플랫폼별로 매출 인식 방식이 다른 만큼 동일 기준으로 규율하기 어렵다"며 "(공정위가) 연구용역을 통해 시장 구조와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뒤 공론화를 거쳐 제도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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