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히지 않는 중동 먹구름…산업계, 에너지·나프타 확보 ‘사활’
중동 사태 장기화로…산업계 ‘비명’
에너지 수급 사활…정유·석화 ‘혼돈’
고환율·고유가…재계도 ‘긴축 모드’
2026-04-02 17:07:04 2026-04-02 17:13:00
[뉴스토마토 배덕훈·박창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전쟁과 관련해 맹공발언을 쏟아내면서 산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애초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종전 선언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이와는 다른 방향의 발언이 나오자 한숨만 내쉬는 형국입니다. 산업계는 당장 시급한 원유·나프타(납사) 등 에너지 수급을 위해 사활을 거는 한편, 당분간 이어질 고환율·고유가·고운임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긴축 경영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전쟁 관련 대국민 연설 화면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산업계에 따르면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중동 전쟁으로 원유·나프타 등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대체 수급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국내에 입항한 유조선을 마지막으로 중동발 원유 공급이 끊긴 지 열흘을 넘겨, 민간 재고가 사실상 바닥을 보이는 상황인 까닭입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종전 선언이 언급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었지만, 이마저도 다른 방향으로 나오자 불안감만 커지는 양상입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그들을 석기 시대로 되돌려 놓겠다고 확전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당장 종전 선언이 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리더라도 수십 일에 달하는 운송 기간 등을 감안하면 한동안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유업계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비축유 스와프(맞교환) 역시 수급 차질 완화에 방점이 찍혀 있어 한계가 명확하다는 입장입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대체 원유 수급선을 열심히 찾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중동산 원유 수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 세계 현물시장에서 원유를 구매해 들여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원유 대부분이 장기계약 형태로 거래가 이뤄지기에 애초에 나오는 물량이 많지 않다고 했습니다.
 
정유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다른 중동 국가와 미국, 캐나다, 카자흐스탄 등을 대체 수급선으로 올려놓고 원유 확보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미국산 원유 도입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유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전부터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캐나다산 원유 도입도 시험하는 등 수입선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이번 전쟁 장기화 등을 계기로 이러한 움직임은 더 빨라질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미 50~60% 수준으로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석화업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국내에 남아 있는 나프타 재고도 2주 정도 수준에 불과한 데다 스팟(단기) 물량도 가격 등 문제로 확보가 어려워 고민만 커지는 형국입니다. 석화업계는 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4월 말이나 5월 초가 되면은 스팟성 물량도 확보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현재 업계 내부도 매우 혼란스러운데, 4월이 지나면 아주 복잡한 상황으로 흘러가게 될 우려가 있다고 했습니다
 
전남 여수시 여수국가산단 내 여천NCC 나프타 가공 설비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해는 비단 정유·석화 업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미 산업계 전반 에너지 수급 차질이 연쇄 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고환율·고유가·고운임 등의 부담도 국내 주요 기업에 경영 불확실성으로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환율, 유가, 금리 등인데 중동 전쟁으로 인해 널뛰고 있어 사업 계획을 짜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면서 플랜B나 플랜C 등 최대한 버티기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최악의 위기를 감안해 허리를 졸라 매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박창욱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