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기화에 이미 한계”…7월 식품값 줄인상 '카운트다운'
2026-06-01 15:40:17 2026-06-02 09:35:43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식품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원재료뿐 아니라 포장재와 물류비, 제조 에너지 비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현재 수준의 고유가가 이어질 경우 이르면 7월 이후 주요 식품 가격 인상이 잇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기름값뿐 아니다…포장재·물류비까지 '줄인상'
 
국제유가는 최근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는 유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식품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원재료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나프타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플라스틱과 비닐 등 석유화학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라면 봉지와 과자 포장지, 생수병 등에 사용하는 포장재 가격이 오르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냉장·냉동 물류 차량 운행 비용과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가스 비용까지 상승하면서 식품 기업들은 제조와 포장, 유통 전 과정에서 비용 압박을 받게 됩니다. 
 
실제 해외에서는 가격 상승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로이터가 닐슨IQ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란 사태 발생 이후 4주 동안 미국 주요 유통점의 식료품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했습니다. 품목별로는 커피가 13.1%, 초콜릿이 12.2%, 생수가 5.8%, 쌀이 5.6% 올랐습니다. 
 
최근 3년 생산자물가지수 등락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국내 물가 지표도 상승 압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전월 대비 1.6% 올라 2022년 4월 이후 최고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향후 가공식품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원재료도 들썩…식품업계 "버티기 한계"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도 경고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4월 식물성 유지 가격지수는 193.9로 전월 대비 5.9% 상승하며 지난 2022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FAO는 높은 에너지 비용과 공급망 불확실성을 주요 배경으로 지목한 바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식품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박미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량경제연구본부장은 "국제유가 상승은 물류비와 제조 에너지 비용, 포장재 가격, 원재료 가격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구조"라며 "호르무즈 해협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곡물과 비료 가격까지 상승해 식품 물가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식품업계는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원가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나프타를 비롯한 원부자재 수급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는 원가 상승분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과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활용해 식품 원료 구매 자금과 수입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유가 상승이 원재료와 포장재, 물류비 등 공급망 전반의 비용 부담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현재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원가 상승분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고 있지만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국제유가와 원부자재 가격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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