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새로운 교육감들이 선출되면서 전국 학교 현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됩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교권, AI(인공지능) 교육 등 굵직한 교육 의제들이 쟁점으로 부각됐습니다. 당선자들의 공약에 따라 민주시민교육이나 교육자치 확대 등 각 지역 교육정책의 무게중심이 달라질 전망입니다.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 5월7일 경기 수원시 효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시험지를 전달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 따르면, 서울 교육감 선거에서는 정근식 후보가, 경기 교육감 선거에서는 안민석 후보가, 인천 교육감 선거에서는 도성훈 후보가 각각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선거로 가장 눈에 띄게 바뀔 흐름은 교권입니다. 진영을 불문하고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뜨거웠던 화두였고, 진보·보수 모두 교권 보호 체계 구축을 약속하며 경쟁하듯 구체적인 공약을 쏟아냈습니다. 당선된 교육감들 역시 공통적으로 교권 강화를 우선순위 과제로 내세웠습니다.
정 후보는 학부모 민원 전면 문서화 의무화를 약속했습니다. 말이나 전화로 이뤄지는 감정적 폭언과 무분별한 민원을 공식 문서 형태로만 받겠다는 것으로, 교사가 사적 압박을 받지 않도록 차단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입니다. 교육 활동 침해 상황에 교육청이 즉각 개입하는 '긴급 교실 안심 SEM 119' 체계도 구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근식·안민석 후보는 스승의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교육감 직속 교권 보호 전담 기구를 상시 운영하고 법률·심리·행정 지원이 즉시 작동하는 종합 보호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도 후보는 교직원 마음건강 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심리 지원을 받을 수 있는 1인 1상담사 체계를 약속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진영을 가리지 않고 공통으로 강조된 또 다른 키워드는 AI 교육입니다. 대다수 후보가 인공지능 기반 교육 환경 구축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학교 현장의 디지털 전환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재학생들은 AI 맞춤형 학습 시스템을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교실 환경을 더 빨리 만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접근 방식에서는 진영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보수 후보들은 AI를 기초학력 진단과 보충의 도구로 활용하는 데 방점을 찍었습니다. 임태희 전 경기 교육감이 4년간 구축해 온 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하이러닝' 완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 대표적입니다.
반면, 진보 후보들은 AI를 새로운 교육 체계의 토대로 삼겠다는 구상입니다. 안 후보는 '경기 AI 교육원' 설립과 함께 문해력·문화예술·체육을 결합한 LAS(Literacy·Arte·Sports) 교육 체계를 제시했습니다. 정 후보는 AI 행정 자동화를 통해 교사의 행정 부담을 줄이는 방향에 무게를 뒀습니다. 이재명정부도 올해 교육부 업무 계획에서 '모든 학생을 위한 AI 교육 실현'을 중점 과제로 내걸어 당선 교육감들의 공약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번 선거를 계기로 민주시민교육과 교육자치 확대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안 후보는 임태희 전 교육감 체제에서 사실상 해체된 민주시민교육과의 즉각 부활과 학생인권조례 복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고, 교육청 권한을 학교 현장으로 내려주는 '자치형 교장' 체계도 경기도에서 시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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