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다시 길을 잃었습니다. 지난 4월8일 휴전 이후 두 달 만에 최대 고비가 찾아온 건데요. 미국은 이틀 연속 이란 공습에 나서며 토마호크 미사일 49기를 발사했고 이란은 맞불을 놓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했습니다. 여기에 이스라엘이 다시 전선을 넓히면서 중동은 다시 불확실성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손녀 카이와 함께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미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을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토마호크 49기 발사…내일 밤 박살"
10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폭스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미군이 이란의 목표물들을 겨냥해 토마호크 미사일 49기를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가 오늘 밤 그들(이란)을 매우 강하게 타격했다"며 "공격은 악랄하고 폭력적이었다"고 했습니다. 이란이 종전 합의안에 서명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내일 밤 그들을 폭격해 박살 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미 중부사령부도 이날 X(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미 동부시간으로 오늘 오후 5시15분 이란 내 여러 목표물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자위적 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이번 공격이 이란에 종전 합의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당장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둔 시점인 것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CNN>은 전문가들을 이용해 미국의 이번 공격이 이란의 해상 통제력과 협상 지렛대를 동시에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8일 휴전 이후 곳곳의 충돌과는 결이 다른 모습입니다. 이란의 미 육군 아파치 헬기 격추 이후 보복이 연이틀 이어지고 있는 데다, 그 수위도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란 관영매체에 따르면 미군 공습으로 이란 남부 지역에서 식수 저장고가 파괴됐는데요. 때문에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민간인 2만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고의로 공격한 것이 밝혀지면 국제법상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고 짚기도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호르무즈 전면 폐쇄…이스라엘 '마이웨이'
이란의 반격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미국과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렛대로 삼았는데, 휴전 이후 풀었던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다시 '전면 폐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모든 선박은 발포 표적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이란군은 '불법적 통항'을 시도하며 통항 금지 조치를 위반했다며 선박 두 척에 대한 실제 발포가 이뤄졌다고 했습니다.
이란은 전선도 인근 걸프국으로 확대하려는 모양새입니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중동 지역 미군 기지 18곳을 향해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이틀에 걸쳐 미 해군 제5함대 기지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으며, 이라크 북부 하리르에 있는 미 공군기지 군용 레이더도 타격했다는 게 이란의 주장입니다.
사실상 중동 내 미국의 동맹국을 표적으로 삼아, 중동 전체에 대한 공격에 나선 건데요. 군사력에서 열세인 이란이 미국과 전면전 대신 거점들을 공략해 미국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전략입니다. 이란이 중동 전체를 표적으로 삼아 종전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판단이기도 합니다.
양국의 충돌이 해결된다 해도 최대 변수는 남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만류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를 겨냥한 레바논 남부 공습을 연이틀 이어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네타냐후 총리와 직접 통화에서 이란 등에 대한 공습 중단을 요청했으며 "조심하지 않으면 혼자 남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그럼에도 네타냐후 총리는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해 '전시 총리'라며 재선에 대한 직접 압박을 했음에도 이스라엘 집권당은 "네타냐후 총리는 다가오는 선거에 출마한다"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문제가 중요 협상 조건 임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균열'이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겁니다. 결국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지난 4월 휴전 이후 최대 고비를 겪으면서 중동에 다시 전운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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