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코스닥 대청소)③퇴출 문턱 높이자 IPO 입구부터 막혔다
IPO시장 위축…퇴출 강화에 주관사 부담 확대
AI·우주 문호 확대에도 거래소 심사 부담 가중
2026-06-29 06:00:00 2026-06-29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25일 17:4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7월부터 상장폐지·퇴출 요건 강화안이 본격 시행된다. 이번 개정안에는 시가총액 기준 상향, 동전주 요건 신설, 반기 완전자본잠식의 실질심사 사유 추가, 공시위반 기준 강화, 실질심사 개선기간 단축 등이 담겼다. 그동안 일부 한계기업들이 액면병합이나 감자, 단기 자금조달로 상장폐지 리스크를 피해왔던 관행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IB토마토>는 한계 상장사들의 생존 전략과 투자자 피해 가능성을 점검하고, 부실기업의 시장 진입을 걸러내는 상장 전 심사와 상장 이후 지속 관리 책임까지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부실기업 퇴출 요건 강화가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인공지능(AI), 우주산업, 에너지 등 혁신기업의 상장 활성화를 돕겠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코스닥 상장폐지 요건과 기술특례 사후관리, 주관사 책임도 강화하고 있어서다. 대형 증권사는 조 단위 대어급 기업과 실적 가시성이 높은 발행사를 중심으로 선별 수임에 나서는 반면, 중소형 증권사는 기술특례·스팩합병·중소형 성장기업의 심사 리스크 확대에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실제 올해 IPO 시장은 코스닥에 도전하는 예심 단계부터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차전지 장비 전문 기업 케이솔루션은 지난 2월 디비금융제12호스팩과 합병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이후 합병상장 절차를 자진 철회했다. 나무기술(242040) 자회사 에스케이팩도 교보16호스팩과의 합병상장을 추진했으나 예심을 취소했고, 소형가전 전문 기업 무아스와 신약개발사 유빅스테라퓨틱스도 상장 일정을 접었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얼어붙은 IPO시장…부실기업 퇴출 예고에 주관사도 부담 확대
 
IPO 시장 위축은 주관 수수료 리그테이블에서도 확인된다.
 
<IB토마토>가 집계한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1~5월 스팩·재상장을 제외한 IPO 상장 기업은 14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6곳 대비 61.1% 감소했다. 주관 건수는 49건에서 25건으로 49.0% 줄었고, 주관금액은 1조6016억원에서 9181억원으로 42.7% 감소했다. 주관수수료 역시 416억6000만원에서 243억3000만원으로 41.6% 줄었다. 상장 기업 수 감소가 증권사 IPO 수수료 풀 축소로 직결된 셈이다.
 
스팩 포함 기준으로도 위축세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5년 1~5월 39곳, 1조6311억원, 수수료 426억6000만원에서 올해는 21곳, 9986억원, 수수료 267억6000만원으로 줄었다. 스팩을 포함해도 상장기업 수는 46.2%, 주관금액은 38.8%, 수수료는 37.3% 감소했다.
 
증권사별로는 대형 딜 확보 여부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NH투자증권(005940)케이뱅크(279570)와 덕양에너젠, 피스피스스튜디오, 인벤테라, 폴레드(487580) 등을 주관하며 금액과 수수료 모두 1위에 올랐지만, 올해 초 대어급이었던 케이뱅크를 제외하면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037620), 삼성증권(016360), KB증권 등 주요 하우스들은 중소형 IPO 지난해와 비교해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관련 업계에선 토스, 무신사, 구다이글로벌 등 조 단위 후보군이 향후 IPO 시장 회복의 변수로 거론되고 있지만,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기업들을 상대로 발행을 주관하는 하우스들의 체감은 더욱 좋지 않다는 평가다. 대형사는 단순 상장이 늦춰지는 후보군을 중심으로 파이프라인을 관리할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기술특례·스팩합병 딜의 예심 철회가 한두 건만 발생해도 연간 실적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I·우주 문호 넓혔지만…강화되는 퇴출 요건에 거래소도 압박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을 혁신기업 성장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바이오 분야 중심으로 별도 심사 기준이 마련돼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심사 기준을 도입하면서 AI, 우주산업, 에너지저장장치(ESS)·신재생에너지 등 국가 핵심기술 분야에도 산업별 심사 기준을 도입했다. 기술기업 심사 과정에서는 분야별 기술 자문역 제도도 도입됐다.
 
이로 인해 외형상 기술특례 상장 문호는 넓어졌다. 재무 실적이 부족하더라도 핵심 기술과 성장성을 인정받으면 코스닥 입성이 가능해지는 구조기 때문이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선 사후관리 기준도 함께 강화되면서 실질적인 코스닥 입성 문턱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상장폐지 개혁 방안도 상장 전 심사 분위기에 영향을 주면서 주관사와 거래소 모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거래소는 규정상 예심 신청 후 45영업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해야 하지만, 현재 이 기한을 지키는 경우는 전체의 10% 미만에 불과할 정도로 '현미경 검증'이 이어지고 있다. 거래소 입장에선 빠르게 퇴출당하는 기업이 나올 경우, 부실 심사에 대한 책임 화살을 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장을 준비하던 벤처·스타트업은 지연되는 심사 결과로 인해 자금 조달 계획을 짤 수 없다며 고통을 호소하거나,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벤처캐피탈(VC) 역시 자금 선순환이 막히는 악순환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퇴출 강화가 예비 상장기업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심사 현장에는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상장 이후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사전에 걸러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면 거래소와 주관사는 예심 청구 전 단계에서 더 많은 자료를 요구하게 되기 마련이다. 특히 코스닥 상장을 노리는 기술특례 기업도 기술평가와 더불어 실질적인 사업성을 더욱 촘촘하게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거래소 심사가 까다로워질수록 주관사는 청구 전 단계에서 사실상 예비심사를 한 번 더 치르는 셈"이라며 "대형사는 대어급 딜로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한두 건의 철회만으로도 연간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체감 부담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AI나 우주, 바이오처럼 장기 투자가 필요한 업종도 고객사, 수주, 임상 일정, 양산 계획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면 예전보다 통과가 쉽지 않은 분위기"라며 "발행사는 상장 당시 제시한 사업계획과 실적 추정을 실제로 이행해야 하고, 주관사는 상장 전 단계에서 사업화 가능성과 현금 소진 속도를 더 보수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