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한국거래소(KRX)가 최근 상장 유지 요건을 대폭 강화하면서 기준 미달 위기에 처한 제약·바이오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특히 시가총액 미달과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장기 연구개발(R&D)이 필수적인 산업 특성을 고려해 임상 성과나 기술이전 지표 등을 평가지표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달 1일부터 개정된 상장규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코스닥에서의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은 기존 150억원이었다가, 지난 1일부터 200억원으로 상향됐습니다. 또 오는 2027년 1월1일부터 300억원으로 강화됩니다. 코스피 역시 기존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올랐고, 2027년 1월 500억원으로 상향됩니다.
주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도 신규 적용됐습니다. 시가총액 기준과 동전주 기준 모두 30일 거래일 동안 기준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됩니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 기준을 상회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됩니다.
한국거래소가 1일부터 소위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날 기준 코스닥 내 제약 업종으로 분류된 기업 중 시가총액 300억원 미만은 15곳이며, 이 중에서 200억원 미만은 5곳입니다. 코스피의 경우, 시가총액 500억원 미만은 9곳이며, 이 중 300억원 미만은 7곳입니다.
아울러 6일 종가 기준 코스닥에서 동전주에 해당하는 기업은 △엔지켐생명과학 990원 △CMG제약 971원 △유틸렉스 959원 △피플바이오 918원 △조아제약 583원 △샤페론 537원 등 6곳입니다. 이 중에서 샤페론·조아제약·피플바이오는 시가총액 기준에도 미달합니다. 샤페론·조아제약은 각각 248억원과 223억원으로 2027년부터 적용되는 기준에 다다르지 못하는 수치입니다. 피플바이오는 181억원으로 이번에 강화된 기준도 따라잡지 못했습니다.
코스피의 경우 동전주에 해당하는 기업은 △동성제약 973원 △오리엔트바이오 916원 △진원생명과학 534원 등 3곳입니다. 이 중에서 진원생명과학의 시가총액은 485억원으로 2027년 기준에 미달합니다.
이와 관련해 엔지켐생명과학 측은 "당사의 현재 상황은 사업 부실이 아니라, 감사의견 관련 사유로 매매거래가 정지되면서 발생한 절차적 상황인만큼, 사유가 해소되면 이번 질의가 전제하는 동전주 퇴출 이슈와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한다"라면서 "현재 최우선 과제는 감사의견 관련 사유의 근본적 해소와 매매거래 재개다. 외부 회계·법률 전문가의 검증 아래 재감사 대응, 내부통제 개선, 문제 거래의 정리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업계 관계자 A씨도 "회사와 주주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시장 신뢰 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성실히 이행해 나가겠다"라며 "본질을 탄탄하게 유지하고 키워 나가는 정공법이, 결과적으로 강화된 상장유지 요건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응이라고 판단한다"라고 했습니다. 또다른 관계자 B씨 역시 "회사 차원에서 요건 강화에 대비해 준비 중이나, 공시 등 사항에 해당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신뢰 제고라는 요건 강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산업 특성을 반영해달라는 입장입니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신약개발과 기술 고도화에 장기간의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바이오 파이프라인 가치, 기술이전 성과, 임상 진척 같은 성장성·질적 지표가 균형 있게 반영될수록, 시장 신뢰 회복과 혁신 지원이라는 제도의 두 취지가 함께 살아날 수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다른 관계자 B씨 역시 "시총이나 주가 등 정량지표 뿐만 아니라 임상 진행 성과나 글로벌 기술수출 가능성 등 제약바이오 산업 특성에 맞춘 평가지표를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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