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전분당 담합' 대기업 4사, 과징금 7476억 '철퇴'
대상·삼양사·사조CPK·CJ제일제당 7년 5개월간 '짬짜미'
2026-07-07 13:47:39 2026-07-07 14:38:03
[뉴스토마토 차철우·이혜지 기자] 국내 전분·전분당 시장을 장악한 4개 대기업이 7년 넘게 판매 조건을 담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대규모 제재를 받게 됐습니다. 식품은 물론 음료와 제과, 제빵 등 국민 먹거리 전반에 쓰이는 핵심 원재료 시장에서 장기간 담합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 건데요. 공정위는 대상·삼양사·사조CPK·CJ제일제당에 총 74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는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서 부과한 역대 최대 과징금 규모입니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은 매우 중대한 담합 행위로 판단해 부과기준율 15%를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총 13차례 인상·인하 합의
 
공정위는 7일 7년 5개월 동안 식품업체, 제지사, 철강사 등 사업자 간 거래(B2B)에 적용되는 전분·전분당 가격의 인상과 인하를 합의하고 실행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7475억8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과징금은 대상 2341억원, 삼양사 2103억원, 사조2001억원, CJ제일제당 1029억원(과징금 규모 순)입니다. 
 
거래처별 전분당 가격 협상 과정. (출처:공정거래위원회)
 
현재 전분당의 주원료인 수입 옥수수는 4개 전분사가 공동으로 수입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전분당이 국민 물가와 산업 경쟁력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2021년 4월부터 매년 200만톤 안팎의 가공용 옥수수에 할당관세(0%)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국내 B2B 전분당 시장에서 이들 4개 전분사는 전분은 95.7%, 전분당은 86.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4개사는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총 13차례 판매가격의 인상·인하 폭 등을 합의했습니다. 옥수수 가격 인상 시기에는 원가 상승분을 거래 상대방에게 전가하기 위해 판매가격을 8차례 합의했습니다. 이중 판매가격 인상 합의는 7차례 이뤄졌습니다. 반면 가격 인하 시기에는 거래처의 가격인하 요구에 대응해 인하폭을 최소화, 시기를 5차례 늦췄습니다. 나머지 한 차례는 자체 계산식으로 구매단가가 결정되는 특정 실수요처(동서식품)에 대한 가격 인상 합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상·CJ제일제당·삼양사·사조CPK는 전분당 품목별 목표가격을 합의한 뒤 전분사별로 높은 가격을 순차적으로 거래처에 통보하는 방식을 이어왔습니다. 
 
공정위, 4개 법인 임직원 등 고발 조치
 
이들 4개사는 △거래처에 제시할 가격 변동 근거(원가 요인) △품목별 목표 인상 금액 △인상 시점 △사업자별 공문 발송 순서·일자, 공문에 기재할 인상 적용 일자 및 금액 등을 세부적으로 합의했습니다. 특히 실수요처에 공문을 발송하기로 한 날짜에는 상대방 회사를 방문해 공문에 △품목별 인상폭 △인상 시기 △공문 주소 등이 합의 내용에 기재됐는지 확인했는데요. 우체국까지 함께 가 공문 발송 여부를 확인하는 등 치밀하게 담합을 실행했습니다. 현재 공정위는 지난 3월 검찰이 고발 요청한 4개 법인과 임직원에 대해선 고발 조치를 완료했습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전분당 제품인 올리고당 등 전분당 제품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다른 전분사는 목표가격 수준으로 실제 가격이 결정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이른바 품앗이 대응을 이어왔습니다. 이를 통해 4개 전분사는 2018년 5월에 Kg당 559원이던 옥수수 판매 가격은 최대 73% 인상돼 2022년 11월에는 kg당 971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그 결과 4개사는 옥수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 하락을 방어했습니다. 가격 인하 시기에도 담함을 통해 인하폭을 최소화,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공정위는 해당 사안에 대해 과징금 부과는 물론,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전분사가 국내에서 판매하는 전분당 제품에 대해 담합 이전의 경쟁 상태를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다시 결정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이와 함께 앞으로 3년 동안 반기마다 변경 내용 보고를 의무화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상 관계자는 "향후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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