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중국 ‘반도체 자립’…“첨단장비 생산 시간문제”
중 노광장비 내재화…“반도체 공정 시작점”
국내 기업도 시험대…“초격차 더 벌려야”
2026-07-29 14:42:35 2026-07-29 15:27:02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일부 품목 생산을 넘어 핵심 장비 개발에서도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면서 반도체 자립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모양새입니다. ASML 등 일부 글로벌 기업만 가진 노광장비까지 자체 제작에 성공하면서, 반도체 굴기’ 저력을 입증한 것입니다. 노광장비는 통상 반도체 공정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장비로, 중국 반도체 굴기가 공정 기초 단계에서부터 내재화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중 메모리 기업 간 기술 격차의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가 첨단장비 접근성인 만큼, 중국의 내재화가 진전될 경우 국내 기업에 대한 추격 속도도 가팔라질 수 있습니다.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규제로 시작된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심자외선(DUV) 장비 내재화로 성과를 입증하기 시작했습니다. 29일 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 ‘상하이 아이성나 전자기술그룹’은 액침 DUV 노광장비를 직접 양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웨이퍼에 빛을 쬐어 회로를 새기는 포토 공정에서 사용되는 장비입니다. 그동안 첨단 노광장비 시장은 ASML 등 일부 기업 중심으로 형성돼 왔지만, 중국이 자체 양산에 성공하면서 장비 자립 전략이 한 단계 진전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인공지능(AI)이 고도화하면서 노광장비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칩은 더 정밀해지는 반면 탑재되는 기능은 늘어나면서, 웨이퍼에 새기는 회로의 정밀도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노광장비가 고도화돼야 반도체 안에 선을 미세하게 그릴 수 있다”며 “제품의 기능과 용량을 결정하는 과정이 이 안에 다 담겨 있다. 이 단계가 반도체 공정의 시작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중 중국이 개발한 DUV는 현재 업계 주류 제품인 극자외선(EUV)보다 한 세대 뒤처진 장비입니다. 그럼에도 DUV 양산이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이 미국의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자체 공급망 구축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19년 EUV, 2023년 DUV에 대한 대중 수출을 제한했는데, 중국은 이에 대응해 수입 대신 자체 생산으로 노선을 틀었고 결국 성과를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도 노광장비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데, 중국이 양산에 성공했다. 분명한 기술적 진보”라고 했습니다.
 
중국은 장비 경쟁력을 기반으로 메모리 기술력도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현재는 DUV를 중심으로 제조 난도가 낮은 범용 D램에서 입지를 쌓고 있지만, 장비 개발을 통해 HBM 등 서버용 메모리까지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DUV 자체 양산은 어느 정도 노광장비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고, 자연스럽게 EUV 개발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국면에서 AI 반도체 산업은 뒤처지면 추격하기 어렵기 때문에, HBM 제조를 위해 장비를 포함해 다방면에서 (선도기업들을) 빠르게 추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추격하기 전에 차세대 공정으로 넘어갈 수 있을 만큼의 기술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김 위원은 “중국이 DUV를 만들면서 한국이 낙관할 수 없게 됐지만, EUV를 만드는 동안 반도체 기술 역시 진보한다”며 “새로운 기술에 대응한 새 제품을 또 개발해야 한다. 그게 바로 업계에서 말하는 초격차”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