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베이커리 신화의 선두에 선 SPC그룹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화려한 해외 진출과 매출 성장의 그늘 뒤에는 가맹점주의 피눈물 나는 비용 부담과 현장 노동자들의 끊이지 않는 위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본지는 연속 보도를 통해 해외·신사업의 재무적 실태부터 가맹점주들이 겪는 불공정한 정산 구조, 그리고 개선 조치 후에도 여전한 공장 잔혹사까지 SPC의 구조적 모순과 상생 및 윤리경영의 현주소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배스킨라빈스가 연 매출 7000억원대와 매장 수 증가로 외형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가맹점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서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재료비와 공급가격 상승에 더해 각종 매장 운영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매출 증가가 점주의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프랜차이즈 원가 구조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매출 7000억 유지했지만…가맹점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
3일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배스킨라빈스 가맹점 연 매출은 2022년 7917억원에서 2023년 7065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24년 7126억원으로 소폭 회복했습니다. 같은 기간 가맹점 수는 2022년 1653개에서 2024년 1706개로 늘었습니다.
매출과 매장 수만 보면 성장 흐름을 이어간 셈입니다. 하지만 가맹점 수익성을 보여주는 영업이익 지표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였습니다.
2022년부터 2024년 배스킨라빈스 가맹점 실적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가맹점 영업이익은 2022년 339억원에서 2023년 -29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고, 2024년에도 -9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 역시 2022년 4.3%에서 2023년 -4.1%, 2024년 -1.4%로 하락했습니다. 매출 규모가 유지됐지만 가맹점주가 실제 가져가는 수익은 줄어든 셈입니다.
점주들은 원가 구조와 비용 부담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본사가 산정하는 원가와 매장에서 실제 부담하는 비용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5년째 배스킨라빈스 매장을 운영 중인 가맹점주 A씨는 “본사가 이야기하는 원가율은 아이스크림 원재료 중심으로 계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 매장에서는 드라이아이스, 부직포, 쇼핑백 등 제품 판매 과정에서 필요한 부자재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런 비용까지 포함하면 점주가 체감하는 원가는 본사가 안내하는 수준보다 높다"며 "중요한 것은 매출 규모가 아니라 비용을 제외하고 실제 얼마가 남는지"라고 했습니다.
가격 인상 뒤 남은 몫은…공급가격 구조 논란
점주들이 문제 삼는 대목은 가격 인상 자체라기보다, 공급가격 조정과 판매가격 인상 이후 가맹점 수익성이 어떻게 변했는지입니다.
배스킨라빈스 가맹점주협의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배스킨라빈스는 가격 조정 과정에서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제품 가격과 소비자가격을 함께 조정했습니다. 일부 시기에는 소비자가격 상승폭이 공급가격 상승폭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점주들은 판매가격 인상이 곧바로 수익 개선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공급가격 상승에 더해 인건비, 임차료, 배달 수수료, 부자재 비용 등이 함께 늘면서 가격 조정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주장입니다. 한 점주는 "판매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점주 수익이 같은 폭으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급가격이 함께 오르고 운영 비용까지 증가하면 실제 남는 금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배스킨라빈스 매장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프랜차이즈 사업은 본사가 제품 공급과 가격 정책을 관리하고 가맹점이 매장 운영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공급가격 산정 기준은 가맹점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힙니다.
이에 따라 가맹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본사와 가맹점이 가격 조정에 따른 부담과 효과를 함께 나누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본사는 브랜드 운영과 제품 공급을 담당하고 가맹점은 현장에서 매출을 만들어내는 구조에서, 한쪽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결국 가맹점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SPC는 가맹본부와 가맹점, 소비자가 함께 신뢰를 쌓는 외식 생태계를 강조해왔습니다. 지난 2월 파리크라상과 비알코리아는 공정거래위원회 및 주요 외식사업자들과 '외식분야 가격인상 및 중량감축 정보제공 협약' 체결하고, 제품 가격 인상이나 중량 조정 시 소비자에게 사전 안내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점주들은 소비자 대상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가격 조정 과정에서 가맹점의 부담과 수익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원재료 가격 상승에 운영비 부담까지
원재료 가격 상승 역시 수익성 악화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설탕 물가지수는 2021년 101.85에서 2025년 174.59로 올랐으며, 같은 기간 우유 물가지수도 101.44에서 124.16으로 상승했습니다.
점주들은 본사가 가격 조정 당시 원재료 가격 상승 등 비용 요인을 이유로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원재료 비용 외에도 매장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비용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가맹점주들이 강조하는 핵심은 매출 규모가 아닌 수익 구조입니다. A씨는 "매출이 높다는 이야기는 계속 나오지만 점주 입장에서는 비용을 제외하고 얼마가 남는지가 중요하다"며 "가맹점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구조인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가격 조정 과정에서 가맹점이 느끼는 부담 수준과 공급가격 결정 기준 등에 대해 SPC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습니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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