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값 급등에 엔비디아도 백기…AI 서버값 15% 인상
내년 초 출하분부터 가격 인상
“메모리 3사, 전례 없는 협상력”
2026-08-23 15:13:02 2026-08-23 15:13:02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엔비디아가 AI 서버 가격을 15% 인상합니다. 인공지능(AI) 초호황기(슈퍼사이클)에 따른 메모리 공급난으로 메모리값이 폭등하자 엔비디아마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메모리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서버 가격 상승으로 AI 데이터센터 투자·운영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주요 고객사에 AI 칩을 탑재한 서버 가격을 15% 이상 인상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가격 인상분은 내년 초 출하되는 물량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그레이스 블랙웰’과 차세대 가속기 ‘베라 루빈’ 칩을 탑재한 서버도 가격 인상 대상에 포함됩니다.
 
구체적인 가격 인상 폭은 엔비디아 칩의 세대와 메모리 구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오라클 등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에 서버를 공급하는 제조사들도 고객사에 가격 인상 계획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엔비디아는 관련 보도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번 가격 인상은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해진 데 따른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는 대규모 AI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성능 D램이 필수입니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용량 역시 일반 서버보다 큰 만큼, 인프라 투자가 늘수록 메모리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공급 확대 속도가 AI 수요 증가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급난은 심해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는 공격적인 캐파(생산능력)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새 공장을 짓고 장비를 들여와 공장을 가동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입니다.
 
이에 애플과 퀄컴 등이 메모리 부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린 상황에서, 엔비디아까지 가격 인상 움직임에 동참하는 모습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이 전례 없는 가격 협상력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기업들과 서버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메모리 수급 능력이 제품 공급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가속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마저도 HBM과 D램 없이는 성능을 구현하기 어려워 메모리 초과수요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다만 엔비디아의 서버 가격 상승은 AI 데이터센터의 투자·운영 부담도 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사회 반발과 프로젝트 지연, 인력 부족, 자금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이미 어려움을 겪는 AI 데이터센터 건설 사업에 서버 가격 상승이 또다른 걸림돌이 된 셈입니다.
 
이처럼 AI 서버에서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시장 매출 구조도 재편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체 메모리 매출에서 서버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37%에서 56%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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