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속에서도 주식 발행 규모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식 유통과 함께 시장의 본질로 꼽히는 자본 조달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기업의 주식 발행액은 1조4924억원으로 전년 동월의 4조8135억원 대비 69% 감소했습니다. 발행 실적 기준으로는 지난해 7월의 18건에서 올 7월 7건으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유상증자가 5건으로 1조4308억원, 기업공개(IPO)가 2건으로 616억원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다만 전달의 3155억원과 비교해서는 1조1769억원(3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1조1713억원 규모의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가 포함된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발행 실적 기준으로도 전달의 10건에서 7건으로 감소했습니다.
누적 기준으로도 올해 첫 7개월간의 주식 발행액은 4조4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9조472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유상증자(6조9682억원→3조3953억원), IPO(2조791억원→1조757억원) 모두 지난해 실적 대비 반 토막이 났습니다.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이 축소되고 있는 데에는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 시각과 시장 변동성 확대, 기업공개 신중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상증자의 경우, 이사의 충실 의무가 주주로 확대된 상법 개정 이후 주주가치 훼손을 지적하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기업들의 움직임이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7월 유상증자 발행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화솔루션의 경우도 당초에는 2조4000억원으로 계획을 했지만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를 거쳐 증가 규모가 7000억원가량 축소됐습니다.
IPO 시장에서는 대어급 이벤트가 실종됐습니다. 지난 3월 상장한 K뱅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코스닥 중소형주였습니다. 7월 IPO를 거친 두 곳 모두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습니다. 중복상장 규제 등이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상장을 담당하는 한국거래소 측에서는 "IPO 신청 추세가 예년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지만, 상장에 대한 기업들의 셈법은 복잡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비금융업 2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 자금조달 실태와 정책과제 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신중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56.9%로 가장 많았습니다. '기업공개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응답은 43.1%에 그쳤습니다.
또한 최근의 주식시장이 경영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도 53.9%가 '별 영향이 없음'이라고 답했습니다.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31.4%, 부정적 영향은 14.7%로 각각 나타났습니다.
주가 상승과 개별 기업의 실질 자금 조달이 함께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송승혁 대한상의 금융산업팀장은 "지수 등락과 별개로 기업이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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