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스 재고 부족…한국도 LNG 확보 부담
EU 가스 저장량 73.3%…목표치 미달
미국산 LNG 수입, 한 달 새 절반으로
2026-10-11 12:06:35 ㅣ 2026-10-11 12:06:35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겨울철을 앞두고 난방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이 액화천연가스(LNG) 물량 확보의 변수로 부상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LNG 공급망을 중동까지 확장했지만, 최근 중동의 해상 운송에도 차질이 빚어지면서 미국산 수입량을 늘린 것입니다. 한국 역시 미국산 LNG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유럽의 재고 확보 움직임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 포트설퍼의 플래키민스 LNG 수출 터미널. (사진=뉴시스)
 
11일 에너지 분석기관 볼트스택(Voltstack)과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유럽연합(EU)의 가스 저장량은 73.3%로, 지난해 같은 기간(83%)은 물론 최근 5년 평균(88%)에도 크게 못 미쳤습니다. 볼트스택은 유럽의 저장량과 관련해 “위험 요인은 낮은 초기(상반기) 저장량, 러시아 파이프라인 및 LNG 공급량 감소, 아시아 수요와 경쟁하는 미국·카타르산 LNG에 대한 의존도”라며 “세 가지 요인 중 두 가지 이상이 동시에 현실화되면 (EU의) 겨울철 수급 과정에서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유럽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줄이고 중동과 미국으로 공급망을 확대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서 미국산 LNG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의 선박 추적 자료를 인용한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산 LNG의 54%가 유럽으로 향했습니다. 아시아(26%)보다 약 2배 높은 비중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10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EU의 가스 저장 규정에 따르면 유럽은 겨울철(11월~3월) 난방 수요에 대비해 10월까지 가스 저장량을 약 80~90% 수준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 8일 기준 저장량은 73.3%로 목표치에 크게 못 미쳐 추가 LNG 구매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국의 미국산 LNG 도입량도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민간LNG산업협회에 따르면 8월 한국의 미국산 LNG 수입량은 약 86만3000t으로 지난해 8월보다 80.4% 급증하며 카타르산 LNG의 공백을 메웠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 미국산 LNG 도입량은 약 43만t으로 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로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 E&S의 경우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서 천연가스 개발부터 액화·운송·국내 공급까지 담당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했습니다. 한국가스공사도 지난해 8월 에너지 기업 트라피구라와 2028년부터 약 10년간 미국산 LNG를 연간 약 330만t씩 도입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해 공급 리스크 관리에 나섰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계는 호주와 미국, 동남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장기계약을 체결해 가격 급등 등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며 “모든 물량을 장기계약으로 조달할 수 없어 단기 물량을 구매할 때는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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