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예전에는 빨래마다 코스를 고르고 세제도 얼마나 넣을지 고민했는데, 이제는 AI가 옷감과 오염도를 판단해 알아서 해주니 집안일이 한결 편해질 것 같아요.”(40대 주부 A씨)
“TV 속 여행지가 궁금해서 리모컨의 AI 버튼을 누르고 물었더니, 영상은 끊기지 않으면서 여행지 가는 방법까지 알려줘서 신기할 따름입니다.”(20대 대학생 B씨)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한국전자전(KES 2026)’ 삼성전자 전시관 모습. (사진=박창욱 기자)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한국전자전(KES 2026)’을 둘러본 시민들은 일상부터 산업까지 영역을 넓혀가는 인공지능(AI)의 진화에 놀라움과 기대를 나타냈습니다. 옷감의 상태를 스스로 판단하는 세탁기부터 자재를 옮기고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까지, 사람의 손길과 판단이 필요했던 곳곳을 AI가 채워가고 있었습니다.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가전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생활 속 AI 경험을 선보였습니다. 입구에서는 폴더블 제품 28대와 조명 조형물 ‘프로젝트 루나’를 연동한 미디어아트가 관람객을 맞았습니다. 내부에는 갤럭시 Z 폴드8 시리즈부터 마이크로 RGB TV, AI 가전까지 다양한 제품이 전시됐습니다.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비스포크 AI 콤보’의 세탁물 감지 기능인 ‘AI 맞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가전 공간에서는 다양한 제품에 AI 기술을 접목해 일상생활의 편의성을 높인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세탁물의 무게와 옷감, 오염도를 감지해 세탁부터 건조까지 진행하고,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식재료를 AI를 통해 인식해 요리법을 제안합니다.
TV에서는 ‘비전 AI 컴패니언’을 통해 시청 중인 영상을 중단하지 않고도 화면 속 장소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답변은 재생 중인 영상 옆에 표시돼 별도로 검색할 필요 없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로봇청소기는 AI로 바닥의 사물과 액체를 구분해 청소 방식을 조절했습니다. 액체를 감지하면 우선 피하고, 사용자가 집중 청소를 선택하면 브러시를 들어 올린 채 물걸레로 해당 구역을 닦습니다. 최근 불거진 로봇청소기 카메라 보안 우려에 대해 관계자는 “삼성전자 자체 보안 플랫폼인 녹스를 적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 전시관에 갤럭시 폴더블폰의 변천사를 소개하는 헤리티지존이 마련돼 있다. (사진=박창욱 기자)
모바일 공간에는 2019년 첫 ‘갤럭시 폴드’부터 최신 제품까지 폴더블폰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헤리티지존과 ‘갤럭시 Z 폴드8’ 시리즈, 클립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온’ 등이 배치됐습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AI 기술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드는지 더욱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LG전자(066570)는 전시관을 ‘일상 레이어’와 ‘산업 레이어’로 나눠 생활에서 산업으로 이어지는 기술의 확장을 보여줬습니다. 입구에서는 홈 로봇 ‘클로이드’가 관람객을 맞았고, 안쪽에는 가전과 가구를 배치한 주거 공간이 펼쳐졌습니다. 통로를 따라 이동하면 로봇과 데이터센터 냉각 설비를 선보인 산업 공간으로 이어졌습니다.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 LG전자 전시관. (사진=박창욱 기자)
일상 레이어는 개별 가전을 넘어 집 전체의 생활 방식을 제안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초프리미엄 주거 공간 ‘빌라 드 시그니처’에서는 투명 올레드 TV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화면 너머로 뒤편 공간이 비쳤고, 버튼으로 차단막을 조절하자 배경이 가려지며 영상이 선명해졌습니다. 투명 모드에서는 시야가 막히지 않아 공간이 넓어 보였습니다.
모듈러 주택 ‘스마트코티지’와 캠핑형 모빌리티 공간 ‘슈필라움’에서는 집과 차량을 연결한 AI홈을 선보였습니다. AI홈 허브 ‘씽큐 온’을 통해 집에서 차량의 오븐을 예열하거나 차량에서 집 안 가전을 제어하는 등 가전의 활용 범위를 넓혔습니다.
LG전자의 투명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 화면 속 영상과 함께 뒤편 배경이 비쳐 보인다. (사진=박창욱 기자)
산업 레이어에서는 실제 환경에서 작업하는 피지컬 AI를 선보였습니다. 스마트팩토리 공간에는 자율 이동 협동로봇 ‘LG MoMa’ 3대를 배치해 자재 운반부터 작업까지 이어지는 공장 자동화 과정을 시연했습니다.
로봇 관절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에는 세탁기 모터에서 쌓은 정밀 제어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 사업에서 축적한 모터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의 정밀 제어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설명했습니다.
데이터센터 냉각 전시에서는 칩의 열을 흡수하는 콜드 플레이트와 냉각수 분배장치(CDU), 차가운 물을 공급하는 칠러를 연결해 선보였습니다. 냉각 설비부터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입니다.
LG전자 전시관에 AI 데이터센터 냉각용 칠러 모형이 전시돼 있다. (사진=박창욱 기자)
LG전자 관계자는 “‘씽큐 온’을 중심으로 가전을 연결하고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는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며 “또 가전에서 축적한 공조·모터 기술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냉각과 로봇 등 기업 간 거래(B2B)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밖에도 이번 전시회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다시 한번 주목받는 모습이었습니다. 10년 만에 한국전자전에 참가한
LG이노텍(011070)은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통해 차량용 카메라와 라이다·레이더, 조명 등 모빌리티 핵심 기술을 소개했습니다. 대덕전자는 자율주행차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활용되는 반도체 기판 기술을 전시했습니다. 주최 측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중요성을 반영해 ‘모빌리티융합관’을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오토크립트 등 참가 기업들이 차량 보안과 자율주행 관련 솔루션을 선보였습니다.
모빌리티융합관에 차량 및 자율주행 관련 기술이 전시돼 있다. (사진=박창욱 기자)
한편 올해로 57회를 맞은 한국전자전(KES 2026)은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나흘간 열립니다.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주관하며, 국내외 500개 기업이 1100개 부스를 운영합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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