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환수 목표연도 정할 SCM 12월로 미뤄질 듯
미래연합사 FOC 검증 놓고 한·미 이견…강 장관 취임 후 미 설득 시간 필요
브런슨 "조건 충족 후 전환에 지지…시점도 하나의 조건 될 수 있어"
전문가 "트럼프 거래적 동맹 활용…주권적 차원서 통수권 결단 필요"
2026-10-14 10:41:24 ㅣ 2026-10-14 10:42:09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과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목표연도(X연도)를 정할 한·미안보협의회의(SCM)가 당초 예상했던 11월 초보다 늦은 11월 중순 이후 또는 12월에 개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국군 주도의 미래연합군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완료 여부를 놓고 한·미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데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취임 이후 미국 측을 설득하기 위한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14일 국방부와 군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한·미는 올해 SCM을 앞두고 FOC 검증과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 설정 문제를 협의하고 있지만, 검증 완료 시점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여기에 11월 미국 중간선거와 중국 선전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양국의 주요 정치·외교 일정까지 고려하면 SCM은 빨라야 11월 중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방부는 이날 관련 질의에 "한·미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에 따라 상호 합의한 조건 충족 시 전작권을 전환한다는 원칙하에 전작권 전환을 체계적·안정적·능동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원칙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국방부는 "지난해 SCM 합의에 따라 올해 FOC 검증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올해 계획한 능력에 대한 한미 공동평가는 모두 완료했으며, 일부 남아 있는 이견은 한·미 간 협의를 통해 SCM까지 해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CM과 한·미군사위원회회의(MCM) 일정에 대해서는 "미국 전쟁부 및 합참과 상호 가용한 일정 등을 고려해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확정된 바 없다"고 전했습니다.
 
국방부의 이 같은 입장에도 주한미군 측은 FOC 검증을 마무리하기 위해 필요한 평가가 충분히 이뤄졌는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OC는 한국군이 주도하는 미래연합사령부의 전시 임무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3단계 평가 가운데 두 번째 단계입니다. 기본운용능력(IOC) 검증 이후 FOC를 거쳐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까지 마쳐야 전작권 전환을 위한 능력 검증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정부는 올해 SCM에서 FOC 검증을 완료하고 한·미 양국 통수권자에게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를 건의한다는 구상을 추진해 왔습니다. FOC 검증이 마무리되면 마지막 단계인 FMC 검증이 남는 만큼, 정부 안팎에서는 목표연도를 설정하고 후속 절차를 진행하면 이르면 내년 또는 내후년 전환도 가능하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측이 FOC 검증 완료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목표연도 설정을 위한 협의도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역시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제가 조율을 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강 장관 취임 이후 한·미 간 이견을 좁히고 미국 측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한 조율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목표 시점 설정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다음 달 SCM에서 전작권 전환 목표연도를 설정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도 "시점도 하나의 조건이 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브런슨 사령관은 전환 시점에 관한 결정은 자신의 권한 밖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이 전환을 지시하면 따르겠지만,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환할 경우 발생할 위험을 보고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미 이견 해소 위한 정치적 결단 필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작권 환수를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미국의 동의를 전제로 한 기존 접근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조용근 경남대 교수(전 국방부 대북정책관)는 "이재명정부 임기 내 전작권 환수를 추진하려면 올해 SCM에서 FOC 검증 완료를 선언하고 2028년을 환수 목표연도로 합의해야 한다"며 "조건 충족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반복되거나 FOC 종료 이후 FMC 검증의 기한을 설정하지 못하면 임기 내 전작권 환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조 교수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한국 정부 임기 내 전작권 환수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만큼, 합참과 주한미군사령부 채널에만 의존하지 말고 한·미 국방부 간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래적 동맹 기조를 활용해 한·미 양국 통수권 차원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군사 당국 간 협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양국 정상과 국방 수뇌부의 정치적 결단을 통해 환수 목표 시점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한범 국방대 교수(한국국제정치학회장)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전작권 환수가 또다시 지연될 경우 기존의 조건 충족 여부를 둘러싼 한·미 협상 틀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교수는 "전작권을 한국의 주권 회복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왜 우리가 우리 것을 찾아오는 데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설령 우리가 조건을 충족한다고 해도 미국의 허락을 받는 형식은 굴욕적인 것"이라며 "미국의 프레임에 계속 끌려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의 주장은 전작권 환수에 필요한 군사적 능력 검증과 한·미 협의를 무조건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작권 환수의 시점과 방식을 결정하는 주도권을 한국이 가져와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풀이됩니다. 조건을 충족했는지를 미국에 인정받고 목표연도 설정에 대한 동의를 기다리는 방식만으로는 전작권 환수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입니다.
 
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에도 거래적 접근을 취하는 상황을 오히려 돌파구로 활용해야 한다"며 "미국이 동맹에 거래적 관계를 요구하는 만큼 한국도 이를 협상 지렛대로 삼아 전작권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결국 올해 SCM은 FOC 검증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을 해소하고 전작권 환수 목표연도를 설정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다만 회의 일정과 목표연도 설정 모두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정부가 미국 측을 설득해 실질적인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동시에 군사적 조건 충족 여부를 둘러싼 협의를 넘어 전작권 환수의 시점과 방식을 양국 통수권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을지도 향후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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